미국증시가 큰폭으로 하락했다.중동지역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이 쉽게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않고 기업들의 수익호전에 대한 자신감이 줄어드는 탓이다.엎친데 덥친격으로 미국증시의 아킬레스건인 '회계조작'사건이 또 터지면서 3일(현지시간)월가의 3대지수 모두 전일보다 큰 폭으로 밀렸다.

 

다우는 115.42포인트(1.12%)떨어지는등 세자리수 하락하며 10,198.29를 기록,중동지역긴장이 고조된 이후 3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나스닥도 20.05포인트(1.11%) 떨어지며 1,784.35를 나타내 단기적인 저항선이었던 1,800선이 붕괴됐다.S&P500은 1,125.40으로 11.36포인트(1.0%)하락했다.

 

이날 증시 출발을 무겁게 만든 뉴스는 미국 6위의 케이블TV 회사인 아델피아커뮤니케이션스가 회계장부를 조작한 혐의로 증권감독위원회(SEC)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아델피아측은 "SEC에서 비공식으로 조사를 요청해왔다"고 확인해 주었고 이와 동시에 주가는 15% 이상 폭락했다.회계조작논란이 일고 있는 에너지중개회사 다이너지가 이날 3% 하락하는등 언제 어디어 제2,제3의 엔론사태가 터질지 모른다는 우려들이 시장 분위기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3월중 ISM(공급관리자협회)의 비제조업활동지수는 57.3으로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지만 개별기업의 수익악화 소식에 눌려 빛을발하지 못했다.이 지수는 2월의 58.7보다는 다소 떨어졌으나'50이상'이면 경제가 확장국면이라는 점을 나타내준다.


미국 제2의 장거리통신회사인 월드컴이 7만5천명의직원의 10%를 해고할 계획이라고 발표,주가가 2% 가량 하락했다.증권회사들의 투자등급하향조치들도 잇따랐다.JP모간이 카타필라등 5개 기계업체들의 등급을'장기매입'에서 '매입'으로 낮췄고 리만브라더스는 3M주식이 고평가되어 있다고 진단했다.이들 주식들은 물론 모두 약세로 전환됐다.전일 투자등급하향조치로 큰폭으로 떨어졌던 IBM과 마이크로소프트도 이날 약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최근 각종 거시경제지표들은 미국 경제가 오랫동안의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관망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투자자들이 기업수익에 대한 확신이 설때까지 기다리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패시픽성장증권회사의 트레이딩 담당임원인 스티브 매소카는 "다음주 기업들의 1분기 수익발표때까지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의 가급적 주식을 거래하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주가가 지금보다 다소 낮은 선에서 거래될 가능성이 많다"고 진단한다.

 

중동지역의 불안정으로 유가가 급등,기업들의 에너지비용을 높여 기업이익이 줄어들게 되고 경제회복속도가 다소 늦어질 것으로 보이 것도 단기적으로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요인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