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약세권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4월 첫 거래일을 맞은 증시는 수출 등 경제지표 호전이라는 펀더멘털 개선과 중동지역 위기고조, 민주노총의 총파업 예고 등 부정적인 증시 외부 요인이 부딪치며 숨고르기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는 최근 장세를 주도권을 장악한 기관이 프로그램 매물을 토해내고 있는 가운데 개인이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은 연휴 관망세를 보이며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소폭의 매수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가 1/4분기 실적과 대만 강진 발생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 등으로 연중고점을 돌파하고 있으나 반등을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1일 종합지수는 낮 12시 12분 현재 지난 금요일보다 7.49포인트, 0.84% 하락한 888.09를 나타냈고 코스닥지수는 90.86으로 1.87포인트, 2.02% 내렸다. 주가지수선물 6월물은 1.55포인트, 1.38% 빠진 110.75에 거래됐다. 시장에서는 펀더멘털이 개선 추세를 그리고 있어 소폭의 조정 뒤 추가 상승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뚜렷한 수출 모멘텀이 나타날 경우 조정을 짧게 마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날 산업자원부는 3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5.2% 감소했다고 밝혔다. 3월 수출은 13개월째 뒷걸음질쳤지만 감소율이 한자릿수로 준 가운데 이달중 회복세로 돌아서리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앞서 1/4분기 경기전망 소비자동향지수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집계되는 등 경제지표는 증시에 우호적인 신호를 내고 있다. 수급상으로는 기관과 개인이 1,600억원 가량의 매도와 매수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기관 매도는 시장베이시스 악화로 인한 프로그램 매물과 지난달 말 윈도우 드레싱의 여진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출회된 3,000억원에 달하는 프로그램 매물을 감안할 때 비교적 원활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현재 1조1,841억원에 달하는 매추차익잔고와 1조2,000억원이 넘는 미수금 부담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가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여러 차례 900선 안착에 실패한 상황에서 증시 외부 요인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점이 부담이다. 대외적으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 사태가 인접국으로 확산될 위기에 놓이고 있고 내적으로는 민주노총의 총파업이 임박해 있다. 증시 외적인 요인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이나 해외증시 움직임, 외국인 매매, 투자심리 등에 제한을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나스닥지수선물은 15포인트 이상 약세권을 가리키고 있다. 당분간 증시는 삼성전자의 사상 최고치 돌파 여부, 지수선물 시장베이시스 동향과 프로그램 매매, 기관 매수세 재개, 연휴를 마친 뉴욕증시 움직임 등에 따라 반등과 조정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적극적인 참여보다는 수출관련주, 구조조정 관련주 등에 관심을 두고 대량의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될 경우 지수관련주에 대한 저가매수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현대증권 박문광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가 강하게 시세를 내면서 종합지수를 지탱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를 전후해 지난 분기 실적을 중심으로 한 장세가 연출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시황관을 유지하고 수출관련주와 실적관련주에 대해 매수시기를 포착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화증권 시황분석팀 조덕현 차장은 "연중 최고수준을 가리키고 있는 매수차익잔고나 미수금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매물 소화 과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제약주 등 선조정을 거친 업종군에 관심을 두되 추가조정 시에는 지수관련 대형주의 저가매수 기회가 제공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