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신용평가사의 하나인 무디스가 28일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Baa2'에서 'A3'로 두단계 상향조정했지만 국내 주식시장은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쳐 큰 호재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28일 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73포인트 오른 905.19로 출발한 뒤 우리나라 신용등급 상향 소식이 전해지면서 914.53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차익매물 출회로 상승폭이 둔화돼 오후 1시40분 현재 4.87포인트 상승한 907.33을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77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도 493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기관투자가만이 614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가신용등급 두단계 상향이라는 '대형 호재'에도 불구하고 주가 오름폭이 그리 크지않은 것은 시장에 이미 어느정도 반영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김지영 투자정보팀장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부분"이라면서 "이같은 호재가 증시에는 긍정적인 요인이기는 하지만 큰 폭의 상승 모멘텀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가신용등급 상향이 국내 증시의 MSCI (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선진국 지수 편입과 관련이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브릿지증권 김경신 리서치 담당 상무는 "국가신용등급이 두단계나 올라감에 따라 종합주가지수가 900선에 안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 같다"면서 "현재 주가지수가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저점을 계속 올리고 있기 때문에 한단계 레벨업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도 "다른 나라의 경우 신용등급 B에서 A로 올라가는 데 10년이상 걸렸지만 우리나라는 불과 5년밖에 소요되지 않았다"면서 "보수적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두단계나 상향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를 계기로 그동안 매도세를 보여왔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수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본격적인 기관화장세가 시작된 상황에서 외국인까지 매수에 가세한다면 당분간 상당한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도 "한국의 신용등급이 2단계나 높아졌다는 것은 한국경제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줬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분명 장기적인 측면에서 우리 주식시장에 힘을 실어주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국내 증시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고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효과만을 낼 것이라는 견해도 제시됐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국가 신용등급 상향이 물론 증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은 하겠지만 국내 증시를 크게 끌어올릴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데는 일조를 하겠지만 실질적으로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김 투자정보팀장도 "국가 신용등급 상향은 국내 증시를 끌고 가는 한 요인으로 작용할 뿐이지 큰 호재로는 볼 수 없다"면서 "오늘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르지 않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고 강조했다. 굿모닝증권 홍성태 투자분석부장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상향은 국내 증시에 장기적으로는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수는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수관련 대형주나 은행주, 수출주, 실적호전 저평가주를 위주로 매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았다. LG투자증권 황 팀장은 "우리나라 신용등급이 올라간 상황에서는 업종대표주와 수출관련주, 유화주, 철강주, IT(정보통신)중 반도체주, 전자부품주를 매수하는 것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 실장은 "무디스가 조만간 은행 신용등급도 상향조정하고 다음달부터는 수출도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면서 "은행주는 물론 전기.전자 업종의 상승 탄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기자 chunj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