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의 바람몰이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노 후보는 24일 특정 후보와의 연고가 없어 향후 경선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돼온 강원지역에서 승리,"노무현 대안론"을 "노무현 대세론"으로까지 확산시킬 수 있는 탄탄한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이인제 후보는 종합 득표에서는 노 후보를 1천6백90표차로 따돌리고 선두를 유지했지만 호남표심의 상징인 광주에 이어 무연고지에서도 고배를 듦으로써 대세론 재점화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노무현 승리 요인=역시 노 후보의 바람이 결정적 요인이었다. 당초 노풍을 놓고 여러가지 해석이 나왔지만 노풍의 실체를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당초 강원지역에 지지기반이 약한 것으로 알려졌던 노 후보가 막판 강원지구당 위원장의 절반을 확보한 것도 바로 바람때문이었다. 바람이 조직확보로 이어지면서 이 후보의 사활을 건 네거티브 캠페인과 조직전을 이겨낼 수 있었다. 여기에 개혁성향 의원은 물론 그동안 관망세를 보였던 의원들이 속속 노 후보진영에 합류,힘을 보탠 것도 중요한 변수였던 것으로 보인다. 당의 한 관계자는 "노 후보의 강원지역 승리는 노풍의 풍향계를 말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역설적으로 이 후보의 패인은 노풍으로 인한 조직이완이라 할 수 있다. 실제 강원지역은 이 후보가 압도적 우위를 점한 지역이었으나 노풍이 거세지면서 조직이 크게 흔들렸고 이 후보가 네거티브캠페인으로 돌아서는 한 요인이 되기도 했다. 특히 이 후보측의 음모론제기 이후 동교동계 이훈평 의원 등 일부 이 후보 지지의원들도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향후 경선전망=상당한 혼전이 예상된다. 강원 경선이 여타지역의 표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연고주의가 비교적 약한 수도권이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호남표심도 관심사. 당초 호남지역은 이 후보 대세론의 근거지로 분류돼왔으나 노풍이 거세지면서 접전지역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던 만큼 호남지역의 표심이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남(30),전북(31),대구(4월5일) 등의 순으로 잡힌 경선일정을 감안하면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창.김병일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