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중견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일본의 3개 증시가 개혁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양적 팽창에 치중했던 지금까지의 운영방식을 '질' 중심으로 선회하는 한편 투자자들의 신뢰회복을 위해 상장폐지기준을 신설키로 하는 등 대대적인 수술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앞으로 주식시가총액 5억엔 미만,매출액 1억엔 이하의 기업은 상장을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최근 분명히 했다. 사업 모델이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시장의 신뢰를 잃은 기업은 퇴출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 거래소의 판단이다. 신생·중견기업 증시중 가장 규모가 큰 자스닥(구 점두시장)은 우량주식을 우대하는 방식으로 전체 상장기업들의 상향 평준화를 겨냥하고 있다. 자스닥은 오는 4월부터 'J-스톡 인덱스'라는 주가지수를 도입,시장을 대표하는 50개 간판 우량기업을 지수 산출대상에 편입시킬 예정이다. 자스닥엔 현재 1천개에 가까운 기업이 상장돼 있지만 우량기업을 특별 우대함으로써 이들 기업이 도쿄 증시로 옮겨갈 위험을 막고 투자자들에게는 보다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포석이다. 3개 증시가 수술을 외면할 수 없게 된 것은 불황과 인터넷 거품 붕괴가 겹치면서 시장의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진데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호재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