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서 연사흘째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한 가운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고위급 보안관리들이 22일 오후(현지시간) 폭력사태 해결을 위한 휴전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고양측 관리들이 밝혔다. 이스라엘 국방부의 야르덴 바티카이 대변인은 협상이 합의없이 끝났으나 오는 24일 다시 협상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앤서니 지니 미국 중동특사의 중재로 텔아비브 외곽 대니얼 커처 미국 대사관저에서 3시간 이상 계속된 이날 협상에서 양측은 미국이 제시한 테닛 평화안을 이행하기 위해 서로 먼저 선결조치를 취할 것을 고집해 협상이 공전됐다. 바티카이 대변인은 "협상에서 끔찍한 테러를 중단하기 위해 팔레스타인측에 먼저 요구되는 사항을 제기했다"고 말했으며, 지브릴 라주브 팔레스타인 보안책임자는 "자치지구에서 이스라엘 탱크가 먼저 사라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은 지난 주 이스라엘에 도착한 지니 미 중동특사가 세번째 주재한 자리다.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요르단강 서안 제닌 인근의 이스라엘 검문소에서 팔레스타인인 1명이 또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 자신은 숨지고 이스라엘 장교 1명이 다쳤다고 이스라엘 군 대변인이 말했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연계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알 아크사 순교여단은 사건 직후 자신들이 테러를 결행했다고 주장했다. 알 아크샤 여단은 또 미국이 자신들을 테러단체로 규정한다면 위대한 영광으로 받아들이겠다면서 아라파트 수반의 휴전요구에 불복해 공격을 계속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단체의 지역 민병대 지도자인 나세르 아와이스는 자신이 알 아크사 전체 민병대 지도자가 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군도 이날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측을 공격, 키수핌 교차로 인근에서 팔레스타인 주민 1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도 이스라엘 탱크가 팔레스타인 자치지구로 밀고 들어와 팔레스타인 주민 5명이 부상했다. 이스라엘 경찰은 이날 동예루살렘에 허가없이 들어온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지아브 아부 지아드 예루살렘 담당장관을 구금했다가 신문을 마친 뒤 석방했다. 한편 오는 27-28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리는 아랍연맹 정상회담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아라파트 수반이 참석할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고 아무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이 22일 밝혔다. 무사 총장은 "가능성은 있지만 장애물도 있다. 아라파트 수반은 이스라엘 점령군에 의해 포위돼 있고 이스라엘 군은 그가 참석하게 허용할 수도 막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9일 아라파트 수반이 휴전합의안을 이행한다면 자치지구를 떠나 외부를 방문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바 있다. 아랍연맹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날 이집트와 레바논 등지에서는 수만명의 아랍권주민들이 반미.반이스라엘 시위를 벌였다. 베이루트에서는 1만여명이 팔레스타인과의 결속을 다짐하며 가두 시위를 벌였고 카이로에서도 시민 수천명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예루살렘 나블루스 가자시티 카이로 AP AF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