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 패커드와 컴팩의 합병으로 두 회사의 경쟁업체들이 약진하는 기회를 맞는 등 기술업계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문가들이 21일 진단했다. 컴팩 컴퓨터 주주들은 20일 HP와 합병안을 압도적 표차로 승인했으며 HP도 주주들의 표결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지만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IBM에 뒤이은 정보기술 업계의 거대 기업으로 부상한다. 그러나 HP의 경쟁 업체들은 두 회사는 합병에 따른 반사 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합병으로 두 회사가 시장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주장을 내고 있고 일부 분석가들도 이런 전망에 동의한다. 존 행콕 기술 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마크 클리는 "HP와 컴팩의 합병 상황은 구매자들에게 불확실성을 안겨주고 있다"면서 "사람들은 예측 가능한 미래를 가진 업체로부터 기술을 구매하려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델, 게이트웨이 등 컴퓨터 생산업체도 합병을 반기는 분위기다. 델 컴퓨터의 CEO 마이클 델도 투자자와 만난 자리에서 "우리 회사는 그 어느때보다 강력한 위치에 있다"면서 "두 회사가 분리하던 합치던 그들과 경쟁할 준비가돼있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합병 계획은 컴퓨터 제조 업체가 막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나온 것으로, 두 회사는 합병에 따른 내부 정비 작업때문에 컴퓨터 시장이 회복되는 시기를 활용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들이다. (샌프란스시스코 AFP=연합뉴스) yjch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