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이 증시로 물꼬를 트면서 주가가 연일 오르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6일째 올랐다. 18일 개장직후 878선까지 오르면서 900선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특히 코스닥지수는 7일 연속 상승, 91선을 훌쩍 뛰어넘는 초 강세장이 전개됐다. 단기급등에 따른 투자자의 심리적 부담,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 등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국내 증시의 수급이 튼튼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증권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시중 자금이 증시로 이동하면서 주식시장의 수급이 급속히 보강되고 있다"면서 "자금 유입을 발판으로 한 수급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전문가들은 우선 개인 자금이 증시로 속속 유입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반개인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 놓은 고객예탁금은 지난 14일 12조7천3백억원으로 사상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16일에는 12조3천2백71억원으로 다소 줄긴 했지만 증시주변의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한 편이다. 이는 저(低)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회복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투자 수단으로서 주식 수요가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고 있다. 한 증권사 지점장은 "지수가 850선을 돌파하고 코스닥시장도 기대이상의 활황세로 접어들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객장 방문이 잦아지고 있다"면서 "개인의 시장 참여가 갈수록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각 증권사 지점들이 최근 투자설명회를 잇따라 개최하고 있는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기업 방문 외에 일선지점의 투자설명회 강사로 나서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개인뿐 아니라 기관들도 주식투자에 본격 나서고 있다. 국민연금 사학연금 교원공제회 공무원연금 등 연기금에서만 이달 들어서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증시에 투입했다. 직접 주식투자를 확대할 뿐 아니라 투신사 자산운용사 등을 통한 아웃소싱(외부위탁운용)도 늘리고 있다. 연기금은 앞으로도 주식비중을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다. 따라서 증시가 한차례 조정을 받으면 연기금의 시장참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1년간 주식투자를 하지 않았던 은행과 보험권도 채권비중을 줄이고 주식비중을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주식투자에 대한 일반인과 기관투자가들의 이같은 관심 고조는 투자신탁회사의 주식형펀드 잔고에서 그대로 확인되고 있다. 주식편입 비중이 60% 이상인 투신사 주식형수익증권의 잔고는 지난 8일 7조2천3백억원에서 15일 7조6천3백억원으로 늘어났다. 1주일여만에 4천억원 증가했다. 김성대 한국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은행 보험사등 법인 자금뿐만 아니라 개인의 자금도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면서 "이같은 자금 이동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시중자금의 증시 이동이 한층 가속화되고 외국인 매물이 일단락될 경우 종합주가지수는 900선을 쉽게 넘어선 다음 1,000고지 공략에 나설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