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온라인으로 만드는 시대를 앞당기고 있습니다" 슈퍼컴퓨팅 ASP업체인 이파워게이트 최은석 사장(41)은 자신의 회사를 이렇게 소개했다. 이파워게이트는 영화와 애니매이션 제작시 컴퓨터그래픽(CG) 특수효과의 마무리단계인 소위"렌더링서비스"를 실시하거나 시스템 구축 관련 컨설팅사업을 한다. 쉽게 말해 영화와 애니매이션 제작사들이 이 회사가 보유한 6백여대의 슈퍼컴퓨터를 임대해 디지털작업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원격사용도 가능해 헐리우드에서 온라인을 통해 이 회사의 설비를 이용할 수 있다. "헐리우드의 특수효과 업체인 KWCC와 최근 가진 테스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됐습니다. 조만간 헐리우드에서 영업이 본격화할 것입니다" 최사장은 이달초 로스앤젤레스에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했고 KWCC와는 렌더링서비스 관련 막바지 협상을 진행중이다. KWCC는 영화 "스파이더맨" "엑스맨" 등의 특수효과를 담담한 업체로 이 회사로부터 성능이 검증되면 연간 14억달러에 달하는 헐리우드의 특수효과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파워게이트는 PC와 서버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대용량 슈퍼컴퓨팅 센터를 구축할 수 있는 "드문" 기술을 갖고 있다. 국내와 아시아에서는 경쟁업체가 없으며 헐리우드에서도 경쟁상대는 극소수다. 2년전 출범한 이 회사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삼성전자와 미국 컴팩,대만 중화산업개발은행 등으로부터 자본금을 출자받았다. 올해 목표는 매출 1백억원,순익20억원이다. 그동안 일본의 애니매이션 "디지몽"과 한국 애니매이션 "마리이야기" 등의 렌더링작업에 참여했고 일본 오키나와 현에는 관련 시스템을 수출했다. 국내보다 일본에서 먼저 기술을 인정받았다. 최사장은 "영화제작과 배급 상영이 완전 디지털로 이뤄지는 "디지털영화 시대"가 5년후면 선보일 것"이라며 "앞으로 대용량 컴퓨터의 임대 수요는 갈수록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제작사들이 슈퍼컴퓨터에 투자하는데는 위험이 크기 때문. 한양대 공대출신인 최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에서 16년간 근무한뒤 지난 2000년 이 회사를 창업했다. 그는 삼성전자 근무시절 영화 "타이타닉"의 특수효과를 담당했던 디지털도메인이 고성능CPU가 내장된 슈퍼컴퓨터로 작업하는 것을 보고 사업구상을 했다고 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