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제주 울산 광주 대전 등초반 4곳에서 실시된 결과 여론조사 예측을 뛰어넘는 이변과 파란을 연출하면서 이인제-노무현 후보간 `2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로써 민주당 국민참여 경선은 최후 승리자가 누가될 지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하는 `긴 승부'를 예고하면서 주말마다 국민의 눈과 귀를 개표결과에 쏠리게하는극적인 드라마를 연출, 흥행면에서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17일 대전 경선에선 지역연고가 있는 이인제 후보가 2위인 노무현 후보를 무려압도적 표차로 따돌리고 처음으로 종합 1위에 올라섬으로써 `대세론'에 다시 불을붙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 후보가 대전에서 얻은 67.5%의 몰표는 광주에서 무너진 것으로 보였던 연고후보에의 표쏠림 양상인 지역주의 투표성향을 향후 순회경선 과정에서 가열,확산시킬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16일 광주 경선에선 노무현 후보가 예상을 뒤엎고 1위를 차지, 대안론에힘을 실으면서 예측불허의 흥미진진한 `2강구도'를 정착시켰다. 제주, 울산에 이어 광주와 대전 등 지금까지 경선이 치러진 4곳의 선거인단 수는 총 6천33명으로 전체 선거인단 7만명의 8.6%에 불과하다. 하지만 주자 5명의 연고지인 영남(노무현 김중권), 호남(한화갑 정동영)과 충청(이인제) 등지를 고르게 거치면서 `2강구도'란 초반판세의 윤곽을 드러냈다. 특히 호남 표심의 상징성을 지닌 광주에서 노 후보가 예상을 뛰어넘어 이 후보를 104표차로 제침으로써 경선초반 `대안론'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같은 광주의 표심은 향후 순회경선에서 전남.북과 수도권 호남표에도 상당한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이인제 후보는 연고지인 대전에서의 압승에도 불구, 대세론의 진원지였던광주에서의 패배로 `호남+충청' 연합을 필승카드로 내세웠던 대세론 경선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하지만 이 후보는 대전압승으로 큰 표차(542표)로 종합순위 1위로 올라선데다내주 텃밭인 충남(23일)과 강원(24일) 경선에서도 순항을 계속, 노 후보와의 표차를더욱 벌릴 것으로 보여 일단 한숨을 돌리면서 경선전략을 재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노 후보는 내주까진 고전을 면치못할 것이나 이어지는 경남(30일)과대구(4월5일), 경북(4월7일), 부산(4월20일) 등 자신의 연고지인 영남권에서 추격의고삐를 바짝 당기며 선두 재탈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대전 경선에 나타난 지역주의 조짐이 노 후보의 연고지이자 대의원수도 충청권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부산과 경남 등 영남권에서 재연될 지가 관심을 끌게 됐다. 2강구도로 압축된 초판 판세 결과 앞으로 남은 순회경선에서도 이인제 노무현후보간 엎치락 뒤치락 선두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며, 결국 최대승부처인 경기(4월21일), 서울(27일)에서 승패가 갈릴 것이란 관측이 중론이다. 아울러 TK(대구.경북)출신인 김중권 고문과 호남출신 한화갑 정동영 고문 등 일단 선두권에서 멀어진 세후보가 연고지 등지에서 반전의 계기를 찾을 수 있을 지 여부도 주목된다. 이 점에서 최하위로 처진 정 고문 등이 끝까지 갈 수 있을 지, 아니면 도중하차할 지 여부도 주목되며, 추가 중도탈락자가 나올 경우 2강 판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인기자 sang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