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휴대폰 판매대수가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지만 컬러 스크린을 장착한 휴대폰의 도입으로 올해 하반기부터는 휴대폰 판매실적이 회복세로 돌아설 조짐이 보인다는 관측이 나왔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그룹의 데이터퀘스트는 2001년 세계 휴대폰 판매대수가 전년에 비해 3.5% 하락한 3억9천960만대로 집계돼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브라이언 프롬 선임 애널리스트는 서유럽 및 중남미 시장의 보조금 폐지가 지난해 판매대수 감소의 최대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주요 시장에서 2000년 4.4분기에 예상치 못하게 재고량이 증가했던 것도 판매실적 악화의 또다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가트너그룹의 애널리스트들이 일반패킷무선서비스(GPRS) 단말기 판매실적이 예상치를 밑돌았다고 밝힌 데 대해 프롬은 GPRS 통신업체들이 기존 휴대폰을 GPRS용단말기로 교체,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토록 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경기침체도 휴대폰 판매실적 감소에 일조했다면서 경기 위축 국면에서 통신업체들이 구형 단말기 사용자들이 신형 단말기를 구입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키아는 휴대폰 제작업체들이 전반적인 부진을 보인 반면 지난해 자사의 세계 핸드폰 시장 점유율을 35% 확대했으며, 4.4분기엔 4천만대의 핸드폰을 판매해 시장 점유율을 37%까지 올린 것으로 추정됐다. 모토롤라도 중국 시장에서 노키아의 판매실적을 넘어선 데 이어 북미 및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단말기 시장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지멘스의 시장 점유율도 확대돼 지난해 4.4분기에는 업계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삼성전자[05930]의 경우, 지난해 적극적인 판촉 전략에 힘입어 휴대폰 판매량이 36.8% 증가, 주요 휴대폰 메이커 중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에릭슨은 지난해 판매 실적은 전년에 비해 35% 감소했지만 소니와의 합작사인 소니-에릭슨의 휴대폰 판매대수는 3천400만대에 달해 업계 3위 경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프롬은 올 상반기까지는 휴대폰 판매실적이 급격히 회복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컬러 스크린을 장착한 휴대폰의 개발 등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 있어 하반기부터는 완연한 회복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