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선물.옵션.개별주식옵션 만기일인 트리플위칭데이인데도 불구하고 중요한 심리적 저항선인 850선을 넘어서는 강한 체력을 과시했다. 14일 거래소시장은 전날보다 2.40포인트 빠진 846.08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워한때 829.05까지 하락하기도 했으나 장막판 프로그램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면서 상승세로 돌아서 결국 7.73포인트 오른 856.86에 마감했다. 코스닥시장도 0.53포인트 오른 87.49에 끝났다. `세 마녀'의 변덕에도 불구하고 이날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향후 시장흐름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들어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속되고 미국 증시가불안정하다는 점 등을 들어 국내 주식시장이 이달말까지는 조정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 매도세 심상치 않아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6일부터 7거래일째 순매도행진을 하면서 무려 7천억원가량을 팔아치웠다. 연초이후 13일까지의 순매도액이 4천56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최근 외국인의 매도세가 과도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물론 그동안 단기간에 많이 올랐던 삼성전자와 국민은행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팔면서 차익실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지만 최근 국내에 들어온 해외펀드의국적과 매매패턴을 볼 때 외국인의 매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많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네덜란드와 말레이시아 등의 펀드 자금이 국내 증시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로 이들 국가의 펀드는 단타성 매매를 하기 때문에 수급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황 팀장은 "그동안 국내 주식시장이 해외증시에 비해 저평가돼 있기 때문에 외국인의 '바이코리아'가 지속됐었다"면서 "그러나 최근 외국인들이 일본과 동남아 등에서 주식을 사들이는 것을 보면 국가별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도 "미국증시가 불안정한데다 오는 2.4분기부터반도체 D램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최근들어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도 보수적으로 바뀐 것으로 보여이들의 '팔자'행진은 누그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관화장세에 `희망' 최근 기관투자가들이 외국인의 매수공백을 메우면서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있다. 기관은 지난 1월2일부터 이달 13일까지 무려 1조3천367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외국인의 매도물량을 충분히 소화해줬다. 그러나 아직은 주식관련 펀드에 자금이 급속히 유입되지는 않고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기관화장세를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많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은 "기관화장세가 펼쳐지려면 일단 투신권의 주식관련 펀드에 많은 자금이 들어와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지 않다"면서 "펀드에자금이 유입되려면 먼저 주가지수가 많이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본격적인 기관화장세를 기대해봄직하다"면서 "그 시기는 3.4분기 후반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투자증권 황 팀장은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시장도 과열국면을 벗어나고 있기때문에 궁극적으로는 많은 시중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아직은 본격적인 기관화장세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거래소 850선.코스닥 88이 단기고점 따라서 전문가들은 당분간 거래소시장의 경우 750∼850선, 코스닥시장은 79∼88선에서 각각 움직이는 조정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LG투자증권 황 팀장은 "장막판 프로그램 매수로 급등한 경우에는 대부분 주가가다음날 제자리를 찾아가게 된다"면서 "따라서 오늘 지수가 장막판 850선을 넘어서기는 했지만 불안정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황 팀장은 이와함께 "지수 850선은 상당히 의미있는 저항선이기 때문에 이 지수대에 안착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를 넘어 900선 돌파를 시도하기 위해서는 수출호전이나 기업실적 개선 등 새로운 상승모멘텀이 필요하다"고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 실장은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고 미국 증시도 견조한흐름이 아니기 때문에 거래소시장은 800을 지지선, 850을 저항선으로 하면서 조정양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반면 주가지수 조정폭은 이보다 더 커 750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전문가도 있었다. 교보증권 임 팀장은 "그동안 외국인의 매도물량을 기관이 받아주면서 어느정도버팀목역할을 함으로써 지수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면서 "이같은 기관의 순매수 행태는 어느정도 인위적인 측면이 있었기 때문에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지적했다. 임 팀장은 이어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고 미국증시 불안, 반도체가격 하락 가능성 등을 들어 740∼750선까지도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조정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저평가 우량주와 테마관련주, 제약주, 보험주, 은행주, 전기전자주를 중심으로 투자전략을 세우는 것이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기자 chunj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