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박근혜(朴槿惠) 의원의 탈당 이후 정계개편과 제3 신당창당설, 김덕룡(金德龍) 의원의 탈당 움직임, 홍사덕(洪思德) 의원의 서울시장 경선포기 등 잇단 악재에 직면하고 있는 가운데 10일 총재단 총사퇴요구가 제기돼 당 내분 사태가 심화되고 있다. 비주류 중진인 이부영(李富榮) 부총재는 이날 최근 당내분 사태를 '비상시국'으로 규정,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회창(李會昌) 총재를 비롯한 총재단이 즉각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 ▲'구당(救黨)'을 위한 비상대책기구 구성 ▲서울시장 경선문제 의 원점 재검토 ▲대선후보 경선의 6월 지방선거 이후 실시 등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소장파 원내외위원장 모임인 미래연대는 이 총재가 일본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대로 5월 전당대회와 집단지도체제 도입 등 당내 민주화와 개혁을 위한이 총재의 결단을 요구하는 내용의 건의안을 낼 방침이다. 그러나 이 총재는 일본방문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우리당 정치지향점과 확고한 위치를 부정하거나 의도적으로 분열시키려는 정계개편은 받아들일 수 없고 성공할 수도 없다"면서 "`대선후 집단지도체제 도입' 당론은 이미 확정된 만큼 그 방향으로 확고하게 나갈 것이며 (홍사덕의원 경선포기 문제는) 후보등록이 마감된 만큼 당규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앞서 이부영 부총재는 9일 이 총재와 단독면담한 자리에서 "지금 당이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며 당 수습안을 건의하고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나 자신도 부총재직을 사퇴할 수 밖에 없다"는 강경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가 일각에선 이 총재가 김덕룡(金德龍) 의원과의 회동때 이 부총재의 제안을 전격 수용하면서 김 의원의 대선후보 경선 참여를 적극 설득하고 탈당을 간곡히 만류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100여명의 지구당원들과 청계산을 등산하면서 "박근혜 의원과는 원래 생각이 같으며, 뜻을 같이하는 사람끼리 서로 모여야 힘이 된다"고 탈당후 신당 창당에 동참할 뜻을 강력 시사했다. 그는 그러나 "이 총재로부터 만나자는 전화가 와서 `지금 만난다고 흥정이나 협상이 있는 게 아니니까 일본 다녀온 뒤 만나자'고 했다"면서 "정치는 혼자하는게 아니고 의논도 해야 하고 과정도 중요하다"고 협상 여지를 배제하지 않았다. 서울시장 경선을 포기, 탈당설이 나돌고 있는 홍사덕 의원은 이 총재측이 보낸 윤여준(尹汝雋) 기획위원장과의 면담을 거절한 채 김덕룡 의원과 잇단 회동을 갖고 자신의 거취문제를 포함, 정국 현안 전반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편 김덕룡 의원과의 동반탈당설이 나돌고 있는 이성헌(李性憲) 의원은 이날 당초 계획과 달리 이 총재의 일본 방문단에 합류하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