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참여경선제'가 제주 이변으로 국민의 관심도를 크게 높인 가운데 2번째 대결장인 울산지역 경선투표가 10일 오후 실시됐다. 이날 오전 울산 종합체육관에서 경선후보 7인의 합동유세로 시작된 경선에선 전날 밤 제주 경선을 끝내고 항공편으로 이동해온 각 후보측이 유세 시작전부터 행사장에 입장하는 선거인단을 상대로 막판 득표전을 펼쳤다. ◇후보간 팽팽한 긴장 = 전날 제주 경선을 마친 후보들은 대부분 같은 항공편으로 울산으로 이동, 민주당 전세기를 방불케 했으나, 이들은 서로 마주칠 기회가 많았음에도 가벼운 눈인사조차 나누지 않는 등 팽팽한 긴장관계를 보여줬다. 경선후보 7인은 이날 아침 숙소에서 참모들과 함께 전날 제주 경선 결과와 상대 후보의 연설문에 담긴 '논리와 전략'을 면밀히 분석, 당초 준비한 연설문 내용을 수정하는 등 전략과 논리를 새로 마련하느라 분주한 아침을 보냈다. 특히 제주 유세에서 일부 후보가 상대 후보에 대한 '난타전'을 시도함에 따라 투표 직전 연설이 부동층 흡수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호소력, 어투, 방어논리, 공세 수위 등을 집중 점검했다. 각 후보는 특히 울산지역 인구 특성상 외지인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에서 조직표나 지역표의 위력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보고 이날 투표직전까지 휴대폰 등을 통해 선거인단에 대한 전화선거운동을 펼치는 등 부동층 확보에 주력했다. 일부 후보의 부인들도 선거인단 명부를 토대로 여성 선거인단에 집중적으로 전화를 걸어 지지를 호소하는 등 치열한 내조경쟁을 벌였다. 각 주자측 운동원들은 오전 10시 대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행사장과 주변에서 경쟁적으로 후보 이름을 연호하며 기선제압을 시도하거나 입장하는 선거인단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했다. 울산지역은 `금품살포 양심선언' 주장이 있기도 했으나 경선 당일인 이날 특별한 위법사례는 드러나지 않았다고 당 선관위 관계자들은 말했다. ◇선거인단 대회 =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된 선거인단 대회는 일부 주자들이 행사장 밖에서 막판 득표전을 벌이면서 '지각 입장'하는 바람에 당초 예정보다 10여분 늦게 시작됐다. 첫 경선지인 제주에서 '기대치 이하의' 성적을 낸 정동영 김근태 고문은 대회시작 직후까지 행사장에 입장하는 선거인단을 상대로 각각 "정치혁명을 이루자" "개혁후보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투표에 나서는 울산 전체선거인단은 1천424명으로 제주 선거인단(792명)의 2배에 달하고 있으나 대회 시작 직전까지 참석자가 적어 투표율이 전날(85.2%)보다밑돌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왔다. 당 선관위 관계자는 "대회가 휴일인 일요일 오전에 시작된데다 종교행사 등과 겹쳐 투표율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낮 시간이 되면 상당수 선거인단이 행사장에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민의례에 이어 김영배(金令培) 선관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전날 제주경선 유세에서 일부 후보들이 상대후보를 비방한데 대해 강력히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특정 후보는 어제 15분 연설 도중 무려 14분을 후보비방에 할애했다"면서 "당사자를 거명하지는 않겠지만 비방하는 후보의 위반사실을 적시하고 만약개선되지 않으면 해당후보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후보자간에 상호비방을 하고 인신공격을 해 상대방의 감정을 악화시키면 대선후보가 결정되더라도 당의 단합이 깨지고 12월 본선에서 패배할 것"이라며 단호한 어조로 경고했다. 이어 한광옥(韓光玉) 대표는 격려사를 통해 "당의 국민참여경선제는 민주주의의첫 발걸음을 내딛는 길"이라면서 성공적인 경선을 당부했다. 전날 유세에서 이인제 고문에 대해 집중포화를 열었던 노무현 고문은 첫 연사로 나와 "노무현만이 영남에서 표를 모을 수 있다고 말한 것이 무엇이 잘못이냐"고 항변하면서도 전날처럼 강하게 상대후보를 겨냥하지는 않았다. 이인제 고문측으로부터 사과요구까지 받았던 정동영 고문은 "기존 인물로는 안된다", "지역주의 풍토를 우려한다"면서 자신에 대한 흑색선전물이 나돌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특정인을 겨냥한 비난전을 펴지는 않았다. (울산=연합뉴스) 이강원 고형규기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