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실시된 민주당 제주 경선에서 '뜻밖에' 한화갑(韓和甲) 후보가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키자 이인제(李仁濟) 노무현(盧武鉉)고문 등 나머지 후보들은 저마다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첫 경선에서 무난히 1등을 차지, 대세론에 불을 붙이려던 이인제 후보는 이같은결과에 대해 "첫 경선의 어려움을 잘 극복했다고 본다"면서도 불과 3표차로 1위를 내준 결과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 후보는 그러나 "국민의 마음을 잘 헤아려서 압승으로 끌고 나가겠다. 성원해주신 도민들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자신감을 잃지 않으려는 표정이었다. 다만 이 고문 진영에선 최소한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던 노무현 고문이 이고문에게 47표(7.0%) 뒤진 3위로 처지자 "한 고비는 넘겼다"면서 애써 자위했다. 이 고문이 비록 2위이긴 하지만 제주지역이 전체 선거인단의 1%에 불과해 지역경선이 계속되면서 '이인제 대세론'의 위력이 살아날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아울러 한 고문이 오랜 기간 제주도지부 후원회장을 지내 전체선거인단중 1%에 불과한 제주지역에서 선전한 것으로 분석하면서 선거인단 규모가 커지는 지역으로 갈수록 한 고문의 기세가 꺾일 것으로 전망했다. 125표(18.6%)를 얻은 노무현(盧武鉉) 고문 진영은 1, 2위가 아니라 3위로 밀려난데 대해 충격을 감추지 못했으며 10일 있을 울산 경선에서의 반전을 기대했다. 노 고문은 "나의 상대는 이인제 후보"라며 "오늘로써 이인제 대세론은 완전히 끝났으며 선호투표를 감안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특히 노 고문측은 제주 경선에 이어 울산 경선에서도 이 고문이 열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판단, 울산 경선에서 1위 탈환을 통해 '대안론'의 확산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4위로 밀린 정동영(鄭東泳) 고문은 "이제 마라톤이 시작된 만큼 낡은 정치를 상대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측근들은 마을 곳곳을 훤히 꿰뚫을 정도로 약 한달간 제주를 누빈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않는다면서 침울해했다. 5위를 차지한 김중권(金重權) 고문은 "최선을 다했다"면서 "울산에서 기대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유종근(柳鍾根) 전북지사는 "마라톤은 이제 시작됐을 뿐"이라며 "차차 좋아질것"이라고 기대했고, 최하위인 7위를 차지한 김근태(金槿泰) 고문은 16표(2.4%)를 얻는데 그치자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고 일부 측근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제주=연합뉴스) 이강원기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