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층의 화두는 단연 '배용준처럼'이라고 한다. 실제 젊은 남자들 사이에선 KBS2TV 드라마 '겨울연가'의 주인공 준상역을 맡은 탤런트 배용준의 헤어스타일이 대유행이다. 살짝 삐친 듯한 갈색 바람머리로 보통사람은 소화하기 어려운데도 미용실마다 똑같이 해달라는 사람들이 줄선다고 할 정도다. 두 가지를 겹쳐 두르는 꽈배기목도리와 편안한 면바지에 밝고 헐렁한 윗도리를 곁들이는 패션스타일도 인기다. 컴퓨터나 휴대폰의 초기화면마다 배용준의 얼굴이 떠있고, 휴대폰 벨소리 또한 드라마 삽입곡 일색이다. '겨울연가'자체도 1회당 광고비 2억5천2백만원에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권 수출, 벨소리 캐릭터 악보 판매 등으로 이미 순익 60억원이상을 올렸다고 한다. 물론 드라마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데 따른 것이지만 여기에 배용준의 힘이 작용했음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김휴종의 '한국 영화스타의 스타파워 분석'에 따르면 스타파워는 품질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고 상품 자체를 차별화, 대중문화상품 성공에 기여한다고 하기 때문이다. 모든 조건이 동일해도 출연자가 다르면 같은 상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관객은 스타에 대해 애착심이나 연대감을 느끼고(감정적 친화) 의복 머리 동작 등을 흉내냄으로써(모방) 엄청난 스타파워를 만들어낸다. 배용준이 '겨울연가'에서 멋있는 모습으로 담배를 피우면 TV의 온갖 금연 홍보가 아무 소용없다고 하는 게 그것이다. 배우의 힘은 막강하다.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은 더욱 심각하다. 스타를 공인이라고 하는 건 이런 까닭이다. 그러나 황수정에 이어 탤런트 성현아가 마약 복용혐의로 구속된 데서 보듯 많은 배우들이 책임을 못느끼는 듯 보인다. 일거수일투족이 주목받는 만큼 힘들기도 할 것이다. 아직 젊은 배우들에게 공인(公人)으로서의 책임을 요구하는 게 무리일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스타는 청소년의 우상이다. 인기와 그에 따른 부(富)가 결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명심, 지킬 것은 지킨다는 태도를 보였으면 싶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