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睡眠)은 주기적으로 되풀이되는 일종의 무의식상태다. 잠의 구체적 기능에 대한 명확한 답은 아직 없다. 멜라토닌 분비에 좌우되고, 같은 잠이라도 안구가 움직이고 대뇌가 활동하는 '렘(REM·Rapid Eye Movement) 수면'과 죽은 듯한 상태의 '논렘(non-REM) 수면'으로 나뉜다는 정도만 밝혀졌다. 한방에선 '쾌식 쾌변 쾌면'을 건강의 3요소라고 말하거니와 잠을 못자면 피곤한 건 물론 기분이 나쁘고 활기가 떨어지며 신체반응도 늦어진다. 심한 경우 신경과민 환각을 일으키거나 판단력을 떨어뜨려 사고를 일으킨다. 밤에 3시간밖에 못자면 법정알코올 농도 기준치의 술을 마신채 운전하는 상태와 같게 된다고 할 정도다. 보통 성인에게 필요한 수면시간은 8시간 안팎이지만 중요한 건 시간보다 잠의 질이라고 한다. 그러나 숙면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엔 많은 사람들이 밤잠을 설친다. 가톨릭대 의대 홍승철 교수는 지난해 국내의 15세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알아봤더니 17%가 주3회이상 제대로 못자는 불면증세를 보이고 8%는 치료를 받아야 하는 수면장애였다고 밝혔다. 불면증과 낮에 졸리운 원인은 하지초조증(자면서 발을 움찔거리는) 무호흡증(코골이와 일시적 숨멈춤) 기면병(중추신경 이상)등 질환도 있지만 스트레스나 업무부담 등 환경적 요인도 크다고 한다. 유럽 CEO의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는 소식이다. 적정 수면시간이 얼마인지는 단정짓기 어렵다. 체질 건강상태 습관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대(UCSD) 연구진은 8시간이상 자면 7시간 자는 사람보다 6년 안에 사망할 가능성이 15%나 높다는 색다른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적당히 푹 자야 하는 셈이다. 그러자면 평소 달리기와 체조 등 유산소운동으로 건강을 다지는 게 필수다. 봄철 춘곤증을 예방하려면 신선한 야채로 비타민과 무기질을 보충하는 것도 필요하다. 잠이 안올 때는 발 안팎을 눌러주고 옆으로 누워 무릎을 구부리는 게 좋다는 조언도 참고할 만하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