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본선무대를 밟을 일본 대표팀의 최종 엔트리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필립 트루시에(프랑스) 일본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말 시미즈 합숙훈련 때 본선에 나갈 23명의 엔트리를 공격수 4명, 미드필더 11명, 수비수 5명, 골키퍼 3명으로 짜겠다는 뜻을 선수들에게 전달했다고 6일 스포츠호치 등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트루시에 감독의 이번 발언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11명의 허리진. 미드필더와 관련해 트루시에는 '얼마나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느냐'에 비중을 두고 옥석 가리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선발 기준이 한국의 거스 히딩크 감독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멀티플레이어' 개념과 일맥상통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허리에서는 트루시에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모리시마 히로아키(세레소)를 비롯해 귀화선수인 산토스 알레산드로(시미즈)와 오노 신지(폐예누르드)가 중용될 전망이다. 브라질 출신의 산토스는 돌파력과 슈팅력을 지녀 공격수로도 기용이 가능하고 오노는 측면 플레이와 패스 능력에 수비형 미드필더의 자질도 갖춰 감독의 마음을 붙잡고 있다. 또 복막염으로 대표팀을 떠나 있는 사이드어태커 핫토리 도시히로도 오노처럼 수비수로서 활용 가능하며 오른무릎 부상에서 회복중인 나나미 히로시(이상 이와타)도 선발이 유력시된다. 이토 데루요시와 도다 가즈유키(이상 시미즈), 이나모토 준이치(아스날), 하토야스히로(요코하마)도 트루시에의 관심 대상이라고 스포츠호치는 전했다. 반면 '특별한 존재'로 통하는 플레이메이커 나카타 히데토시(파르마)와 월드컵 후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입단이 확정된 나카무라 슌스케(요코하마)의 기용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들은 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개인기보다 팀워크를 중시하는 트루시에의 성격상 엔트리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 일본축구의 간판 나카타의 경우 지난해 컨페드컵 결승전에 빠진 것이 트루시에와의 관계를 더욱 썰렁하게 한 데다 소속팀 사정으로 대표팀 차출이 어려워 실로 난감한 처지다. 그러나 아직 엔트리 구성을 둘러싸고 변수가 많다. 오는 27일 폴란드와의 평가전에 해외파가 대거 합류해 테스트를 받고 나카타 등 실전 경험이 풍부한 선수를 대표팀에 넣으라는 여론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최종 엔트리를 향한 선수들간의 치열한 경쟁은 일본의 유럽원정이 끝날 5월 중순에 가닥이 잡힐 수도 있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