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03490]이 꾸준한 신뢰회복 노력으로 지난 80, 90년대 잇단 사고에 따른 항공업계의 `부랑자' 이미지를 떨쳐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 보도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지역 항공사로서는 처음으로 미국당국에 반독점법 적용제외를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 신청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미국의 델타항공과도 코드셰어 관계를 복원하는 등 제휴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83년부터 잇따른 사고로 인해 무려 750명이라는 사망자를 냈으며 지난 99년에도 런던 인근에서 보잉747 화물기가 추락하는 등 사고가 끊이질 않자국제 항공당국으로부터 각종 제재를 받아왔다. 그러나 런던에서의 추락사고후 대한항공은 엄격한 기준에 따른 안전도 개선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왔으며 이에 힘입어 2년만에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하며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대한항공의 조양호 회장 겸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지난 5년간 우리는 항공사가 겪을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도전에 직면했으며 이를 견뎌냄으로써 더 나은 항공사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당국으로부터 반독점법 적용제외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대한항공은신뢰성을 단번에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오는 5월말부터 시작되는월드컵 행사로 인한 항공수요 증가도 경영상의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전문가들은 대한항공의 재기성공에 대해 지난 99년 중국 상하이에서 발생한화물기 추락사고를 계기로 마련한 새로운 안전기준과 외부 전문가 초청을 통한 훈련강화에 따른 것으로 이같은 노력은 지난해말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한국 항공안전등급 상향조정으로 가시적인 결과를 얻어냈다고 설명했다. 델타항공의 토드 클레이 홍보담당자는 "우리는 대한항공이 그동안 이뤄낸 진전에 대해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며 "현재로서는 모든 민간항공기준에 적합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9.11 미국테러사태에 따른 국제 항공업계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의 회복세는 두드러져 현재 승객수가 지난해 1월과 거의 비슷한 수준에 달하고있으며 올해 매출과 이익이 각각 46억달러와 7천7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대한항공의 데이비드 그린버그 최고업무책임자(COO)는 "제반여건이 나아지고 있으며 스카이팀내에서의 위상도 강화되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개선작업은 진행중으로 수년간 쌓은 명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는 항공업계의 격언을 명심하고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