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평화재단 이수동(李守東) 전 상임이사가 이용호씨의 돈 5천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 재단의 성격과 역할에 새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태재단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대통령선거에서 낙선하고 영국에서 머물다귀국한 이듬해인 1994년 1월 남북통일과 아시아 민주화 등에 관한 연구활동을 하기위해 설립한 순수 공익재단. 아태평화재단의 영어 명칭 `The Kim Dae Jung Peace Foundation For The Asia Pacific Region'에 김 대통령의 이름이 들어있을 정도로 김 대통령이 심혈을 다해 설립했고, 퇴임후 연구와 저술활동을 할 공간이다. 현재 이사장은 공석이며 김 대통령의 차남인 홍업(弘業)씨가 부이사장을 맡고 있다. 서대문구 창천동의 사무실을 임대해 사용해왔던 아태재단은 지난해 12월 김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 부지에 신축된 지상 5층 지하 3층 규모의 새 건물에 입주했다. 아태재단은 김 대통령이 95년 새정치국민회의 창당과 함께 정계에 복귀하는 토대가 됐고, 김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포용정책과 아시아 평화문제 등에 대한 심포지엄과 세미나 등 학술활동을 해왔으며, 인재 등용의 창구로 활용되기도 했다. 임동원(林東源) 청와대 외교안보특보는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으로 일하다 95년 재단 사무총장으로 영입돼 3단계 통일론을 다듬었고, 정권 교체후 외교안보수석,통일부장관, 국정원장 등 요직에서 햇볕정책의 지휘자 역할을 했으며, 재단 이사장비서실장이던 정동채(鄭東采) 의원은 15대 국회에 입성해 재선 고지에 올랐다. 그러나 이수동씨 사건 이전에도 황용배 전 아태재단 후원회 사무처장이 지난해 12월 금감원 조사 무마 대가로 2억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고, 진승현 MCI코리아 부회장의 로비스트인 최택곤(崔澤坤)씨가 김홍업 부이사장에게 구명로비를 시도하다가 거절당하는 등 여러차례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