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샹룽(戴相龍) 중국인민은행장이 17일 금리 인하 여력이 있다고 밝혀, '춘절(春節.음력설) 이후 단행설' 등 홍콩 금융시장에서 꾸준히 나돌아 온 금리인하 국면이 가시화 되고 있다. 다이 행장은 이날 홍콩 방문 중 중국계 일간 문회보(文匯報)와의 단독 회견에서"현재 인민폐 금리를 볼 때 '일정 공간' 하향 조정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다이 행장은 "외환보유액도 충분하고 금융시스템도 안정적인데다 (엔화의 속락 장세에도 불구) 위앤화 환율의 안정국면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해 금리 인하 단행 준비가 돼 있음을 내비쳤으나 인하 시기나 인하폭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홍콩에서는 인민은행이 지난 99년 6월 1%포인트를 인하한 뒤 금리가 그대로 유지돼 온 점을 들어 25-50베이스 포인트(0.25-0.50%포인트) 수준에서 인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은 현재 연간 수신 금리를 2.25%, 대출금리(1년 만기)는 5.85%를 설정하고 있고 상업은행들은 5.85%에 대기업 대출시 일정 부분을 가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국은행 홍콩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2000-2001년 경제성장을 내수 확대 및 공공투자 등 양대축에만 의존하다 보니 재정부담이 증가해 (금리 인하 등) 금융정책도 함께 써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져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11월과 12월의 소비자 물가가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0.3%포인트씩 떨어져 금리 인하 논쟁이일어나자 중국이 물가를 봐가며 인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금융 관계자들은 위앤 금리 인하의 파급 효과에 대해 위앤화가 국제화 돼 있지 않아 국제금융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내부 경제 활성화 효과가 기대된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자본계정의 태환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데다 올해도 7% 성장이 예상되고 지난해 470억달러에 달했던 외국인 투자액도 올해 5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임에 따라 환율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홍콩=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 duckhwa@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