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장애 남편을 4년간 뒷바라지,학사모를 쓰게 해준 아내가 있다. 주인공은 헌신적인 내조로 선천적으로 손발을 쓰지 못하는 뇌성마비 1급장애인인 남편 손덕명씨(37)가 무사히 한남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도록 해준 조미경씨(37). 조씨는 지난 98년 남편 손씨가 대학에 입학한 후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남편을 등교시켜 시간표에 따라 강의실을 옮겨주고 강의가 끝난 뒤 남편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해 이들 부부의 노력을 지켜보는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같은 조씨의 노력에 보답이라도 하듯 남편 손씨는 매학기 우수한 성적으로 장학금을 받았으며 대덕밸리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 프로그램 개발자로 취업까지 해 평소 꿈꿔온 벤처창업에도 한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 이들 부부가 만난 것은 지난 95년 손씨가 일하고 있던 장붕혜림재활원에 조씨가 근무하면서.조씨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랑' 하나만을 믿고 손씨와 결혼했다. 결혼 이후 경제적인 문제에서부터 수많은 어려움에 부딪쳤지만 두 사람은 사랑으로 헤쳐나왔고 이번에 손씨의 학사모로 가장 큰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한편 한남대는 남편의 학업을 도운 공로를 인정해 15일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조씨에게 공로상을 수여했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