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에 드리워 있던 짙은 안개가 걷히고 있다. 작년부터 회복되기 시작한 순이익은 자산규모의 확대와 이자이익률 상승으로 올해도 개선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충당금도 하이닉스반도체 등 '문제기업'의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금을 감당할 만한 수준 만큼 쌓아 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민영화작업도 정부가 보유지분을 해외에 주식예탁증서(DR)로 매각키로 하면서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물량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 불확실성에 따른 우려는 사라지고 우량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조흥은행의 강점은 1백년이 넘는 역사에서 비롯된 강한 영업기반을 들 수 있다. 시중은행중 최고의 순이자마진을 기록중이다. 작년 4.4분기 순이자마진은 4.33%로 전분기(4.05%)보다도 크게 높아졌다. 예수금에서 저축예금 기업자유저축예금 등 저비용 예금비중이 높아 조달금리가 매우 낮은 편이다. 작년 9월을 기준으로 다른 은행들이 5.21~6.09%를 기록하고 있으나 조흥은행은 5.01%에 불과했다. 신용카드 부문은 조흥은행의 캐시카우(Cash Cow:돈을 많이 벌어들인다는 뜻)다. 1계좌당 이용금액이 작년 평균 7백30만원에 달해 국내카드사중 최상위권에 속한다. 1인당 영업이익은 2억7천만원으로 역시 시중은행중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외형만 화려한 것은 아니다. 작년 실적은 조흥은행이 얼마나 내실있는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작년 순이익은 5천2백25억원으로 전년보다 4백16.8% 늘었다. 충당금적립전 이익은 1조8백12억원으로 22.2%나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신용카드 수입 수수료가 5천8백18억원으로 작년보다 64.9% 정도 늘어났고, 전년에 손실을 기록했던 유가증권과 신탁부문이 작년에는 1백33억원과 55억원의 이익을 냈다. 올해는 작년보다 38.0% 정도 늘어난 7천2백1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신용카드시장이 팽창되고 있어 이 부문의 수수료 수입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부실여신이 줄어들고 신용카드 자산 증가로 순이자마진은 시중은행에서 최상급인 4.0%대를 유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낙관적인 면만 있는건 아니다. 이 회사의 캐시카우인 신용카드 부문의 매각이 구체적으로 추진중이라는게 장기적인 수익성 전망에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조흥은행의 지분인 51%를 매각할 경우 약 7천1백억원의 현금이 확보된다. 금융권의 아킬레스건인 자산의 건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조흥카드의 매각이 부정적 영향만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상장주식이 6억7천9백만주나 되고 오는 10월22일로 신주인수권부사채 행사기간이 만료된다는 점도 부담이다. 그러나 정부가 해외에 지분을 매각해 물량부담을 줄일 계획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주가상승에 큰 걸림돌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 백운 연구원은 "리스크요인이 확연히 없어지고 있고 불확실성이 개선되고 있어 탄탄한 시장입지를 반영한 주가가 형성될 시점"이라며 향후 목표주가를 7천6백원으로 제시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