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인 부산 경제계에서 증권거래소의 선물시장을 넘겨달라고 하면서 불거진 시장이관 논란이 해를 넘어 재연되는 상황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증권거래소가 주식시장과 함께 운영하는 선물·옵션시장은 거래량이 세계 1위 내지 3위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국내외 투자자의 신뢰속에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런 시장을 시장운영 경험도 적고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부산의 KOFEX에 넘기면 시장위축과 각종 부작용으로 주식시장에까지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증권거래소의 선물시장은 반도체,IT 및 조선 등과 더불어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몇 안되는 분야인데 시장이관으로 국제 경쟁력을 잃게 되면 경제에 엄청난 손해를 가져올 것이다. 부산측은 주식과 선물을 분리해야 효율적이라고 하지만 현재 증권거래소가 두 시장을 함께 운영하면서 투자자에게 저렴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안정적이고 유동성 풍부한 시장을 운영하는 것을 보면 부산측 주장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미국이 주식과 선물을 분리했던 것을 예로 들지만 지난 2000년 말의 법개정으로 증권거래소가 옵션은 물론이고 선물도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취지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주식과 선물을 같이 거래해야 위기 상황시 효율적으로 대처하고,양 시장을 통한 불공정거래를 제대로 단속하며 투자자에게 원스톱(One-stop)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부산경제 활성화를 위해 선물시장을 이관해 달라는 주장은 다른 기관이 10년 이상 연구와 인적,물적 투자로 이뤄낸 성과물을 마치 정부가 주는 선물 정도로 생각하는 것으로 사회정의에 맞지 않다. 지역민심을 볼모로 시장경제의 기본을 흔들기보다는 KOFEX가 운영중인 코스닥50 지수선물시장을 잘 육성해 당당하게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해외에서는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국내의 주식과 선물시장을 통합하고,더 나아가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는 3개국 시장을 합병하고 영국의 선물거래소까지 인수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반대로 통합된 시장을 억지로 떼어낸다면 국제경쟁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까닭에 논란의 초기부터 증권계등 국내외 전문가는 물론이고 경실련,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까지도 시장이관을 반대했던 것이다. 따라서 정부에서 추진키로 한 증시체제개편 취지에 따라 증권거래소의 선물시장이 국제경쟁력을 유지하고 증권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야 하며 시장의 선택은 주식관련 선물시장을 주로 이용하는 증권회사와 국내외 투자자에게 맡기는 것이 시장경제 원리에 맞으며 합리적이라고 본다. 선물시장을 어느 기관이 운영하든 무슨 차이가 있겠냐고 단순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의약분업 문제가 국민생활에 깊은 상처와 후유증을 가져온 것을 보면서 시장이관이 증시에 미칠 혼란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