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언론매체들은 최근 이례적으로 심각한 전력사정을 소상히 밝히면서 이에 대한 대책 강구에 부심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최근 조선중앙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북한각지의 일부 공장들은 전력난으로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철도와 전차의 운행, 공공건물과 일반 가정의 난방ㆍ조명용전기조차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내각 전자공업성 산하 기관인 전자제품개발회사에서는 컴퓨터 생산에 많은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전력난으로 인해 컴퓨터산업 육성에 적지않은 타격을 받고 있음을 나타냈다. 내각 전기석탄공업성의 신영성 부상은 재일동포들이 발간하는 월간지 `조국'' 1월호에 기고한 글을 통해 "북한 지역에 비가 적게 내려 전국의 수력발전소 생산이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전력난의 심화 사정을 호소했다. 탈북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북한의 생산 전력 가운데 90%는 군사.산업용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공장. 기업소들은 대부분 전력 부족으로 가동률이 20∼30%수준이며가정용 전력은 평양 등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역이 비상 급전체제에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에서 전력난은 경제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해묵은 골칫거리로 되고 있다. 신년 공동사설에서 경제부문의 최우선 해결과제로 전력공업을 제시하고 나온 것도 그만큼 전력난이 심각함을 반영한 것이다. 통일부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 99년 현재 북한의 총발전능력은 739만kW로,남한의 발전능력 4천698만kW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석탄 등 연료 부족과 발전시설 노후로 설비 가동률이 낮고 발전 효율도낮아 실제로 생산되는 전력량은 남한의 8% 수준인 186억㎾h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의 전력생산은 지난 1989년(292억㎾h)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달려 왔으며 그나마 송. 배전망이 낡아 낭비되는 전력량만도 30%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연간 전력 소비량은 124억㎾h에 그치고 있다. 가구 당 하루 평균 40w 백열전등 1개를 24시간 켤 수 있는 양이다. 이 때문에 북한 각지의 주요 도시와 지방 인근에서는 자체 전력수급을 위해 중소형 발전소를 건설하며 전력부족 대체에 주력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에 대략 80개의 중소형발전소(발전용량 1만8천㎾)를 건설했으며 개별 전력생산 능력은 평균 230㎾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 98년부터 중소형발전소 건설에 착수한 이후 2000년도까지 총 6천500여개를 건설했으나 총 발전능력은 28만6천㎾ 수준에 그치고 있어 전력난 대체용으로는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1970년대 이후 상대적으로 풍부한 석탄 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화력발전소를 잇따라 건설했지만 아직까지 수력이 60%를 차지하고 있어 화력에 비해 약간 우위를 점하고 있다. 화력발전의 경우 석탄생산의 부진 등 때문에 실제 가동률은 70만㎾ 정도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화력발전소는 대부분 석탄화력이고 중유를 사용하는 발전소는 시설용량 20만㎾h인 선봉발전소가 유일하다. 전력난이 심화된 1990년대 이후 북한은 풍력 및 조력 발전과 폐열.메탄 등을 이용한 대체연료 개발 등에도 주력했으나 그 성과는 아직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력수급 대책으로 안변청년발전소 등 기존의 대규모 수력발전소 확장, 건설과 중소형발전소 및 대용연료발전소 건설과 함께 `전군중적인 절전투쟁'' 등을 전개하며 전력난 심화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는데주력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정상용기자 c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