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재건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국제 회의가 21일 도쿄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됐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사우디아라비아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회의에는 아프간 과도 정부의 하미드 카르자이 수반, 한승수(韓昇洙) 외교통상 장관, 콜린 파월미 국무 장관,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등 세계 60여개국의 각료급 대표와 유엔,세계은행, 아시아 개발 은행 등 22개 국제 기구 대표들이 참석했다. 카르자이 아프간 과도정부 수반은 이날 모두 연설을 통해 "올 3월부터 1년 동안18억-20억 달러의 아프간 재건 자금이 필요하다"면서 아프간의 번영과 안전을 위해`열린 시장 경제''를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아프간으로서는 식료품 지원보다 교육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과거 아프간 정권의 채무를 전면 탕감해주도록 채권국에 요청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 외교통상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한국 정부는 보건 의료, 교육 , 직업 훈련,도로 보수, 통신망 확충 등 5개 분야 사업을 위해 향후 2년 반 동안 4천500만 달러한도내의 지원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이와 함께 이번 국제 회의가 끝나는 대로 아프간에 정부 조사단을 파견하며 아프간 정세가 허락하는 대로 카불에 한국 국제 협력단(KOICA) 사무소를 개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최국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회의 인사말을 통해 앞으로 2년 반 동안 5억 달러의 재건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공식 표명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파월 국무 장관은 오는 10월부터 시작되는 회계연도에 2억9천600만 달러를, EU는 올해 5억 달러를, 사우디 아라비아는 향후 3년간 2억2천만 달러, 중국은 1억달러의 재건 자금을 각각 분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는 지뢰제거 및 난민지원 등 10년 이상에 걸친 장기적인 아프간지원책이 모색된다. 유엔과 세계은행은 아프간 과도정부로부터 본격적인 정부구성으로 이양하는 향후 2년반 동안 소요될 아프간 재건 자금이 49억 달러, 10년동안의 재건 자금은 146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프간 전후 복구를 위한 구체적인 지원 규모가 최대 관심사가 될 이번 회의에서는 국가별 지원 자금 분담 외에 ▲아프간 과도 정부의 행정력 강화 ▲ 원조 과정의 투명성 확보 ▲여성 평등권 보장 ▲아편생산 규제 등 현안들이 심도있게 다뤄질예정이다. 참가국들은 22일 채택할 성명을 통해 아프간 국민 자신들에 의한 평화와 재건노력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이를 측면지원하는 국제사회의 장기적인 관여가 필요함을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회의장인 도쿄의 호텔 주변에는 3천명의 경찰 인력이 배치돼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ksi@yonhapnews.net (도쿄=연합뉴스) 김용수.고승일특파원 y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