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재 신임 검찰총장은 18일 취임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각종 의혹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미진했다는 의견이 많다는 지적에대해 "(수사팀이)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묻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 보고받지 못해 내용은 정확히 알지못한다는 단서는 붙었다. 그러나 내주초 단행될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인사에서 문책인사가 있을 것임을예고하는 얘기로 받아들여진다. 검찰 일각에선 이들 수사팀의 수사성과가 크게 부실하거나 공정성을 해쳤다고 단정해서 말하기 어렵고 총장이 어쨌든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난 만큼 수사팀에게 또다시 책임을 묻는다는 것은 곤란하지 않느냐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용호게이트의 경우, 특검수사를 초래하고 검찰수사때 밝혀지지 않은 내용들이 대거 드러나 검찰의 위상 추락과 총장 낙마까지 야기한 만큼 ''최선을 다한 수사였다''고 할 수는 없지않느냐는 것이 전반적인 분위기다. 수사미진론이 제기되고 있는 대표적인 사건은 ''이용호 게이트'' 수사외에 국가정보원과 정치권의 연루 의혹을 제대로 파헤치지 못해 재수사가 진행중인 ''진승현 게이트''. 검찰 내부에서는 이들 사건의 처리와 관련, 차장급 이상 고위 간부 4-5명이 우선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내달로 예정된 정기인사때 수사 실무를 책임진 부장급 간부 3-4명에 대한 문책론도 나돌고 있다. 이용호씨 사건의 경우 신 전 총장의 동생 승환씨를 몇시간동안 소환 조사한 뒤 무혐의처리해 ''봐주기 수사''라는 의혹을 산 것을 비롯, 이씨의 정.관계 로비의혹에 대한 수사미진으로 결국 특별검사 수사를 불렀다는 지적이다. 현재 진행중인 특검 수사과정에서 검찰수사때 파악되지 못했던 이기주 한국통신파워텔 전사장은 물론 신 전총장 동생 승환씨가 구속됐고 주요 피의자였던 D신용금고 실소유주 김영준씨가 검거됐다. 진승현 게이트는 2000년 당시 진씨의 금융비리 수사과정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난진씨의 정.관계 로비의혹을 규명하지 못한 채 사건을 종결했다가 결국 재수사결과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 정성홍 전 국정원 과장, 신광옥 전 법무차관의 연루 사실이 드러난 데 대해 책임추궁이 예상된다. 2000년에 있은 ''정현준 게이트''수사 역시 김형윤 전 국정원 경제단장이 이경자 동방금고 부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진술을 받아놓고도 수사를 미뤄 ''봐주기수사''라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 차정일 특별검사팀으로 부터 서면질의서를 받은 현직 검사 6명도 특검결과에따라 징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신씨로부터 수사청탁을 받거나 수사정보를 흘려준 적이 없다"고 했지만 특검팀의 수사결과가 나오기에 앞서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고 판단되는2-3명에 대해서는 미리 인사조치가 취해질 수도 있다. 이 총장은 취임사를 통해 "검사의 사소한 실수나 실언, 부적절한 처신 등이 엄청난 오해를 불러 일으켰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고, 기자간담회에서도 "특검결과에 따라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기자 fai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