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은 세계 곳곳이 한파와 폭설, 무더위와가뭄, 홍수 등 이상기후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는 기온이 영하권으로 뚝 떨어졌으며, 뉴욕주 버펄로에는 눈이 1m 가까이 쌓였다. 유럽에서는 영하의 맹추위 속에 술 취한 채 길에서 잠이 든 노숙자들을 포함해수백명이 목숨을 잃었다. 매년 혹독한 겨울날씨로 소문난 모스크바에서는 올 겨울 들어 벌써 250명이 추위로 사망했다. 이달 들어 모스크바의 기온은 영하 20℃까지 떨어졌다. 폴란드에서는 지난 10월 이래 작년보다 60% 많은 178명이 겨울철 한파로 사망했다. 폴란드 경찰은 지난주 기온이 영하 10℃까지 떨어지고, 폭설이 몰아치면서 희생자가 늘어났다면서 희생자중 4분의 1은 노숙자라고 밝혔다. 유럽 최빈국중 하나인 불가리아에서는 30년만에 최악의 폭설이 내려 3명이 동사하는 사태가 발생한 후 당국이 북동부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비교적 추위가 심하지 않은 나라인 독일의 남부 바이에른주에서도 성탄절을 앞둔 24일, 기온이 1870년 이래 사상 최저치인 영하 46℃까지 떨어졌다. 북아메리카와 유럽을 휩쓴 한파와 대조적으로 남반구 호주에서는 지난 주말 40℃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 산불까지 발생, 세계 3대 미항인 시드니의 하늘과 해변을온통 연기와 재로 오염시키고 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 거의 일주일째 번지고 있는 산불은 고온건조한 기후와 강한 북동풍까지 맞물리면서 이번 주말까지 더 악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브라질의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는 집중호우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 최소 50명이 목숨을 잃고, 30명 이상이 실종됐으며, 2천여명이 집을 잃었다. 그러나 올들어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가뭄에 목타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수천명이 이슬람 사원에 모여 비를 기원했다. 기상학자들은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 현상과 함께 앞으로 점점 더 이상기후가 자주 출현하고, 기존 날씨패턴이 심하게 교란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파리.바르샤바 AFP=연합뉴스)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