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제조업체의 수익성이 나빠졌고 매출 증가율도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금리 하락으로 업체들이 외부 조달을 늘려 유동성을 크게 확보했으나 그만큼차입금 의존도는 높아졌다. 20일 한국은행이 1천78개 상장.등록된 제조.건설.도소매업체의 재무제표를 분석해 발표한 '1-9월 기업경영분석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체의 매출액에서 경상이익의비율은 2%로 작년동기(2.9%)에 비해 0.9%포인트 떨어졌다. ◆수익성 악화에다 이자보상비율 감소 제조업체의 경상이익률이 2%에 이른데다 흑자업체 비중도 70.9%로 작년동기(80.2%)보다 9.3%포인트 줄었다. 경상이익률은 작년말 -0.3%였다가 올 상반기 3.5%로 상승했으나 이번에 다시 2%수준으로 하락했다. 상장 제조업체들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인 '이자보상비율'은141.6%로 작년동기(162.7%)보다 21.1%포인트 낮아졌다. 이자를 모두 갚지 못하는 상황인 이자보상비율 100% 이하인 기업의 비중도 36.3%로 작년동기(27.6%)에 비해 8.7%포인트 높아져 금리가 떨어졌으나 경기 불황에 따른 매출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업종별로 펄프.종이업종과 사무계산기계업종은 경상손익이 적자로 바뀌었고 섬유제품업은 환차손으로 적자를 지속했으나 자동차.고무.조선.운송장비는 영업이익률이 상승했다. 건설업종은 건설 원가 상승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이 4.9%를 기록, 작년동기(5.6%)보다 0.7%포인트 하락, 경상이익률이 적자(-2.6%)를 보였다. 도소매업종은 환차손 등으로 인해 경상이익률 0%로 작년동기(0.2%)보다 0.2% 포인트 하락했다. ◆차입금 비중은 상승 제조업체의 부채비율은 주식 발행으로 자기자본이 늘어나고 이자를 내지 않는비이자부채가 증가한데 힘입어 작년말(220.1%)에 비해 5.2%포인트 떨어진 214.9%를기록했다. 반면 총자본중 차입금의 비중을 나타내는 차입금 의존도는 작년말 41.6%에서 42.9%로 상승했고 단기차입금 비중도 작년말 50.2%에서 59%로 8.8%포인트 높아졌다. 이에따라 유동비율은 작년말 73.7%에서 13.7%포인트 높아진 87.4%를 기록했다. 음식료품, 섬유제품, 펄프.종이, 기타전기기계업종은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작년말보다 떨어져 재무구조가 개선된 반면 사무계산기계업종, 석유정제, 조선.기타운송장비업종은 부채비율이 작년말보다 높아졌다. ◆매출증가율 둔화 제조업체의 매출증가율은 1%로 작년동기(20.2%)보다 크게 떨어졌다. 이는 내수판매의 경우 3.4% 늘었지만 수출이 1.8% 감소하는 등 올 2분기의 경기둔화에 따른 것이라고 한은은 풀이했다. 건설업체 매출액은 작년동기보다 1.6% 늘었으나 도소매업체는 수출단가 하락,내수감소로 11.1% 감소했다. 정정호 경제통계국장은 "전반적인 매출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하락했는데 금리하락에 따른 금융비용 감소로 경상이익 감소폭이 크지 않았다"면서 "최근 몇년간 추세에 비춰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tsya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