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거품 붕괴 등으로 탈도 많았던 올해 네티즌들은 닷컴업계 최고의 뉴스로 '사이버 캐릭터 열풍'을 꼽았다. 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XP 발표, 님다 등 신종 컴퓨터 바이러스의 극성 등도 올해 네티즌들에게 인상 깊은 뉴스 가운데 하나로 뽑혔다. '2001년 닷컴 10대 뉴스'는 다음커뮤니케이션 회원 1만1천5백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선정됐다. 1. 사이버 캐릭터 열풍 올해는 사이버 캐릭터의 전성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엽기토끼로 일컬어지는 마시마로를 비롯 졸라맨 우비소년 등 사이버 캐릭터들이 큰 인기를 누렸다. 이들 캐릭터들은 네티즌들의 인기를 등에 업고 인형 등 캐릭터 상품으로 출시됐고 잇따라 TV CF에 기용되기도 했다. 더군다나 마시마로와 졸라맨을 패러디한 '초코마로'와 '삔녀'가 등장하는 등 사이버 캐릭터 시장을 한층 넓혀 놓았다. 이같은 캐릭터의 등장은 사이버 공간에서 자기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네티즌의 욕구와 맞물려 '온라인 개성시대'를 여는 단초가 되기도 했다. 세이클럽 프리챌 하늘사랑 등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잇따라 아바타를 선보여 수익모델로 자리매김시키는 등 올 한해는 사이버 캐릭터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2. MS의 윈도XP 발표 차세대 PC 운영체제(OS)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던 '윈도XP'가 지난 10월말 공식적으로 시장에 나왔다. PC 운영체제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다 준 '윈도95'에 버금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윈도XP는 속도와 안정성 네트워크 기능 등이 크게 향상됐다. 다양한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어 웬만한 소프트웨어는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윈도XP에는 디지털사진 인스턴트메신저 등이 기본 탑재돼 인터넷포털 다음커뮤니케이션으로부터 불공정 행위로 법원에 제소당하기도 했다. 3. 신종 바이러스 극성 올해 e메일을 이용한 악성 컴퓨터 바이러스가 맹위를 떨쳤다. 특히 님다 바이러스는 컴퓨터를 닥치는 대로 무력화시켜 사이버 공황상태를 촉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만도 2만2천여대의 웹서버가 님다 바이러스에 피해를 입어 세계 4번째 피해국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수많은 기업과 개인들이 출처 불명의 e메일 공포에 떨어야 했다. 반면 바이러스 백신업체들이 크게 각광받아 코스닥시장에서 '보안주' 테마가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4. 콘텐츠 유료화 확산 수익모델 찾기에 부심하던 인터넷업계의 최대 화두는 단연 콘텐츠 유료화였고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초고속통신망 확대는 물론 휴대폰 PDA(개인휴대단말기) 등 무선기기 보급으로 무선인터넷 기반이 확산된 것도 콘텐츠 유료화를 자극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게임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관련 콘텐츠업계가 시장을 선도했고 온라인 취업 및 교육정보 업체도 유료화에 속속 뛰어들었다. 이러한 덕분에 올 하반기들어 상당수 인터넷업체들이 흑자전환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5. 메신저 서비스 인기 인스턴트메신저 서비스는 지난 97년 아메리카온라인(AOL)이 처음 선보인 이래 큰 인기를 얻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용인구가 증가하기 시작해 올들어 가히 폭발적으로 이용인구가 증가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올 8월 현재 전체 인터넷 이용자 2천4백만명의 40% 수준인 9백만명 가량이 메신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될 정도다. 메신저는 사내 통신수단으로도 자리잡아 사내문화까지 크게 바꿔 놓았다. 특히 메신저는 동시성과 실시간(리얼타임)이라는 인터넷의 특성을 잘 살린 서비스여서 단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넘어 비즈니스 수단으로까지 그 활용폭이 확대되는 추세다. 6. 사이버 교육 활성화 지난 3월초 9개 사이버대학이 공식 인가를 받고 출범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최근 7개 사이버대학의 설립을 허가함에 따라 내년부터 사이버대학이 16개로 늘어나고 '사이버 대학생 1만명 시대'를 눈앞에 두게 됐다. 기업 직무교육을 위한 사이버연수원, 교원정보화를 위한 사이버 교육이 확산 추세에 있는 등 사회 전반에 걸쳐 e학습 열풍이 뜨겁다. 최근에는 온라인 학습지 시장을 비롯한 인터넷 교육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7. 문자메시지 다양화 휴대폰이 10대, 20대의 통신수단으로 자리잡으면서 SMS(문자메시지)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다음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SMS 전문업체 아레오는 휴대폰을 이용하지 않고도 텍스트메시지와 특수기호로 구성된 이모티콘, 각종 그림 메시지를 웹에서 실시간으로 보낼 수 있는 무선메시지 서비스로 인기를 얻었다. SMS는 개인과 개인간 뿐 아니라 기업의 효율적인 고객관리 및 마케팅을 위한 도구로도 자리잡아가고 있다. 증권사나 인터넷 경매업체들이 매매 여부를 SMS로 알려주기도 한다. 8. 휴대폰 소액결제 붐 콘텐츠 유료화 바람으로 인해 다양한 결제수단도 함께 조명받았다. 신용카드 휴대폰 ARS 등 유무선 결제수단과 기술이 한층 다양해졌다. 특히 휴대폰은 보편적인 통신수단으로 보급이 확산되고 소액결제가 쉬워 주목받았다. 다날 인포허브 등 유무선 결제솔루션 업체가 호황을 누려 지난해까지 수십억원대에 불과하던 결제시장이 1천5백억원 규모로 급신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9. 스팸메일 문제 심화 e메일이 일반적인 통신수단으로 자리잡으면서 이를 이용한 비즈니스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스팸메일 문제가 한층 심화됐다. 하루에 수십통의 스팸메일을 받는 네티즌도 많아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 때문에 정부는 광고성 메일에 반드시 '광고'라고 표기토록 의무화하는 등 스팸메일을 줄이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상업성 대량 메일에 이용료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해 업계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10. 닷컴 M&A 바람 위기에 처한 닷컴업체들이 생존전략의 하나로 올들어 적극적으로 M&A(기업인수합병)에 나섰다. 자본과 기술, 마케팅.영업 등에서 서로 장단점을 보완해 시너지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였다. 올해초 미국 이베이의 옥션 인수를 신호탄으로 이페어런팅의 베베타운 인수, 안철수연구소의 한시큐어 인수, 네이버와 한게임 합병, 서울이동통신의 아이러브스쿨 인수 등 굵직굵직한 M&A가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이외에도 올해 IT업계의 주요 뉴스로 아이러브스쿨을 둘러싼 경영권 논란 닷컴 1세대들의 잇단 하차 인터넷 경매사이트의 카드깡 물의 도서정가제 논란 등을 꼽았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