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원서접수를 마감하는 13일 서울대와 연세대 등 주요 대학 접수창구에는 막판 지원자들이몰리면서 치열한 눈치작전이 벌어졌다. 특히 어려운 수능시험으로 수험생들의 하향안정지원 경향이 두드러졌고 교육부의 총점석차 미공개로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알지 못하는 수험생들의 눈치작전도 극심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대학이 아침부터 수험생들로 붐볐지만 정작 원서를 접수하는 수험생은 드물었고 학교에서 마련한 지원현황판에서 각 과의 경쟁률을 비교하는등 막판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오전까지도 접수창구 주변이 한산했으나 오후부터 지원자가 본격적으로 몰려 큰혼잡을 빚은 서울대의 경우 일부 인기학과의 접수창구에 수험생들의 줄이 비교적 길게 늘어섰다. 반면 상당수 학생들은 아예 추천서를 복수로 작성해와 접수창구별 현황을 주의깊게 살피는 모습이었다. 서울 S여고 박모(18)양은 "사회대는 점수가 안정권에 들지만, 경영대에 더 가고싶어 일단 추천서를 2부 받아왔다"며 "재수생들이 워낙 강세를 보인다고 하니 무조건 소신지원하기는 힘들 것 같고 오후 현황을 보고 최종적으로 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대측인 이날 오후들어 체육관 주변은 접수하러 오는 차량으로 매우 붐비자체육관 앞 소운동장을 임시 주차장으로 개방했다. 연세대에서도 마지막까지 지원할 학과를 결정하지 못한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의치열한 눈치작전이 두드러졌다. 이들은 원서접수장소인 교내 공학관 주변에 자리를 잡고 학교측이 지원율을 공시할 때마다 휴대전화로 다른 대학의 상황과 비교했다. 일부 학생들은 바닥에 주저앉은채 원서를 고치기도 했고 어디선가 걸려온 전화를 받고 황급히 자리를 뜨는 모습도 보였다. 의대에 지원할 아들과 함께 경북 포항에서 올라온 학부모 조모(47.여)씨는 접수창구앞에서 의대에 원서를 접수시킨 수험생들에게 일일이 수능점수를 물어보며 애를태웠다. 조씨는 "수능총점석차 비공개로 합격 가능성이 어느정도인지 전혀 예측할 수 없어 답답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오전까지 지원자가 예년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져 학교 관계자들이 대규모 미달사태를 우려하기도 했던 이화여대도 마감시간이 임박해서는 지원자들이 몰려 접수창구가 북새통을 이뤘다. 성균관대도 오전까지는 접수창구 주변이 한산했지만 오후부터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이 모여들었다. 단국고 양서희(18.여)양은 "서울대 사범대에 원서를 냈고 연세대와 성균관대를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면서 "집에서 컴퓨터로 연세대 지원률을 체크하고 있는 언니로부터 연락을 받은 뒤 마감시간 직전 원서를 낼 학교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복수지원자들이 몰리는 '다'군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중.하위권 학교들은 이른아침부터 수험생들로 북적였다. 한국외국어대의 경우 164명을 모집하는 서울캠퍼스 '다'군에 이날 오전에만 800여명이 원서를 접수시켰다. 오후 2시 현재 이 대학 서울캠퍼스 중국어과는 18명 정원에 583명이 몰려 32.3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재수생 이모(18)군은 "평소 입학하고 싶었던 '가'군의 고려대와 '나'군의 서강대에는 미리 원서를 접수시켰다"면서 "'다'군에는 안정지원을 하기로 마음먹은 만큼끝까지 지원율을 살펴본 뒤 원서를 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송수경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