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올 상반기 무역총액이 일본의 대북 쌀 지원 등에 힘입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78.6% 증가한 미화 15억1천93만 달러에 이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12일 북한의 상반기 무역총액 잠정 집계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중 수입은 12억6천663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7.7% 증가했지만 수출은 2억4천430만 달러로 오히려 7.5%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의 올 상반기 대북 쌀 지원(23만t 추정) 금액 5억3천485만 달러가 북한의 수입액에 포함되면서 대일 수입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76% 증가한데다 북한의 대중 수출액이 71.6%, 수입액이 80.8% 증가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의 쌀 지원 금액을 제외하면 수입은 7억3천178만 달러, 전체 교역액은 9억7천608만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각각 26.2%, 15.6% 증가한 셈이다. 북한의 수출은 대일본 어패류(5천176만 달러), 의류(2천797만 달러) 수출과 대중국 철강(1천43만 달러) 수출 등이 주도했지만 의류, 전자제품 등 임가공 제품과 철강, 아연 등 비철금속제품의 일본 수출 부진으로 전체 수출이 저조했다. 수입은 중국의 물자 무상지원(2천391만 달러)과 일본의 쌀 지원 외에도 곡물, 에너지, 비료, 차량, 전기기기, 기계류 등이 큰 폭으로 증가해 북한이 최근 식량.에너지.수송난 해결과 산업설비 확충에 힘을 쏟고 있음을 보여줬다. 북한의 국가별 교역을 보면 일본과 중국이 예년과 마찬가지로 교역상대국 1, 2위를 차지했으며 인도, 싱가포르, 태국, 독일, 홍콩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최근 북한과의 경제교류가 활발해진 싱가포르와의 교역액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233.1%나 증가해 7위에서 4위로 바뀐 점이 특징적이었다. 올 상반기중 북한과 국교를 수립한 유럽연합(EU) 국가들과의 교역도 증가세를 보였다. KOTRA 관계자는 "일본의 대북 쌀지원이나 중국과의 교역 호조가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북한의 올해 대외 무역액은 지난해 19억6천954만 달러보다 7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99년 3%, 2000년 33% 증가에 이어 매년 성장폭이 커지는 것은 북한의 경제회복에 긍정적인 조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교역 규모 성장세가 지속되려면 국제사회의 지원이 계속되고 북한의 주요 외화 획득원인 금강산 관광사업이 활성화되어야 하는데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