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초등학교 교사로 어린이 연극 개척에 힘써온 이응률(41.청운초교)씨가 청소년 극단 '산내음'을 창단하고 첫 작품으로 「종이비행기」를 공연한다. 이씨가 직접 대본을 쓰고 제작한 이 작품은 해체 위기에 내몰린 고교생 그룹사운드 '종이 비행기'를 중심으로 술집 작부인 어머니를 둔 초등학생 욱이의 이야기가 곁들여지며 청소년의 사랑과 우정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22일부터 내년 1월 20일까지 대학로 연우소극장(매일 오후 3시.6시)에서 공연된 뒤 1월 29일-3월 31일까지는 인켈아트홀(매일 오후 7시.9시)로 공연장을 옮긴다. 인켈아트홀 공연 때는 초.중.고교생 배우들을 모집해 무대에 세운다. 배우들은 극중에서 실제 기타, 드럼, 키보드 등을 연주할 뿐 아니라 일부 곡들을 직접 작사.작곡하기도 했다. 연우무대의 김종연이 연출하고 이수아(청운초교 6년)양을 비롯해 우제욱ㆍ정선화ㆍ차지원ㆍ남기홍ㆍ손형민ㆍ김태우 등이 출연한다. 21년째 교직에 몸 담고 있는 이씨는 1986년 강원일보, 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동화작가의 길을 걷다가 93년 극단 연우무대 주최의 전국어린이연극경연대회에 참가하면서 연극과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 연우무대에 연우가족극장을 창단한 뒤 어린이극 「사랑은 아침 햇살」「사랑의 빛」「얘들아 용궁 가자」 등 3편의 작품을 잇따라 올리며 2만여명의 관객을 모으기도 했다. 이씨가 특히 아동.청소년극에 관심을 가진 것는 지난해 한 일본 극단이 일본 정부의 지원으로 각 지역 구민회관을 돌며 우리 민담과 설화를 소재로 한 연극을 무료공연하는 것을 본 이후다. 일본의 '문화 선점'에 맞서 우리 손으로 만든 작품을 아이들에게 보여줘야겠다는 데 생각이 미쳤던 것이다. 이씨는 "배우와 관객의 아동극 인식이 낮아 그간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어릴 때부터 공연 문화를 접한 아이들이 있어야 우리 공연 문화가 바뀔 것이라는 게 내신념"이라며 "이번 청소년 극단 창단을 계기로 또 하나의 불모지인 청소년극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춘문예에 당선되던 86년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기도 한 이씨는 "내게는 이제 아동.청소년극이 자식이나 다름없다"며 "내 작품이 더 많은 청소년에게 상상력과 창의력을 불어넣어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은 96-97년 경희초등에서 학생들에게 연극지도를 함께 지도했던 영화배우 박상면이 후원한다. 배우 선발 오디션은 내년 1월 6일(초등), 오는 30일(중등), 23일(고교)에 연우소극장에서 실시된다. ☎744-7090(연우소극장), 741-0251(인켈아트홀).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