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랠리는 거품인가,아닌가' 최근 기술주가 주도하는 미국 나스닥지수가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2,000선 회복을 눈 앞에 두고 있고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지수가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기술주 거품' 논쟁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최근의 기술주 랠리가 단순한 거품이라는 주장과 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인식에 따른 대세상승 국면의 초기 랠리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 UBS워버그는 4일(현지시간) 반도체 산업이 12∼2월에 바닥을 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면서 이날 기술주 중심의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UBS의 애널리스트 바이런 워커는 이날 "반도체 장비 수주는 12월에,매출은 2월에 바닥을 찍을 것"이라면서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어플라이드마이크로서킷 등 반도체장비업체들의 투자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리먼브러더스의 주식전략가 찰스 레인하드는 "경기관련주 주도의 랠리가 더 이어질 것"이라며 "반도체와 같은 경기관련주에 집중할 것"을 권했다. 이날 미국 최대 네트워크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스가 실적 예상치를 달성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도 이러한 낙관론에 힘을 보탰다. 반면 모건스탠리의 글로벌 수석투자전략가인 바톤 빅스는 4일(현지시간) "최근 미국의 증시 랠리는 첨단 기술주들이 다시 거품처럼 부풀려진 데 따른 것"이라며 "순전히 광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해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었다. 빅스는 따라서 "향후 수개월 내에 미 증시가 지난 9월의 연중 최저치를 재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메릴린치의 기술주 투자전략가인 스티브 밀루노비치도 "최근의 기술주 랠리는 지난 4월때와 같은 약세장에서의 랠리"라고 규정했다. 그는 유력 경제주간지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기술이 PC에서 인터넷과 네트워크로 전이되고 있는 과도기"라며 "역사적으로 볼 때 과도기에는 기술주가 기를 펴지 못한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이같이 주장했다. 한편 살로먼스미스바니(SSB) 한국법인의 박윤수 전무는 "국내에서도 반도체 가격 회복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감 등이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최근 주가에 내년과 내후년 실적까지도 반영돼 단기적으로는 너무 낙관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ING베어링의 목영충 상무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기술주 랠리가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어 조정이 필요한 면이 있다"면서 하지만 "D램가격이나 PC,LCD 시장 상황을 볼 때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는 터무니없는 주가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