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수많은 기회를 놓치고 있다". 미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태평양 포럼의 랄프 A. 코사 총재는 4일 한반도 문제를 전망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은 최근 남북 및 북미관계 정책 등에서 오류를범하고 있다면서 그같이 말했다. 우선, 그가 지적한 북한의 첫번째 정책적 오류는 남북 장관급회담의 결렬이다. 그는 "회담이 결렬되면서 남북대화가 또 한번 좌초하게 됐으며,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치명타를 입게 됐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런 태도는 북.미 대화 재개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북한과 대화에 나서고 있는 서방국들에게 `예측을 불허하게하는 북한과 관계를 강화하는게 옳은 일'인지를 재고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특히 북한의 태도는 ▲미국이 대화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어 북한의 비현실적인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양보할 것이며 ▲시간을 끌수록 남한과 미국이 더 많은 보상을 제공할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 때문에 비롯된 것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그는 이와 함께 "지난 30년간 북한에서 망명생활을 해온 일본 적군파 소속 항공기 납치범 5명을 추방했더라면 `9.11 테러' 이전에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됐을것"이라며 이 또한 북한이 놓친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남한의 대통령선거가 본격화되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기회의 창은 닫힐 것"이라며 "후임 대통령은 소속 정당이나 지지율에 상관없이 엄격한 상호주의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햇볕정책은 한반도 평화 및 안정,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수용을 위한 가장 좋은 기회이자, 마지막 기회였다. 북한은 또 다른 기회를 놓칠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북측의 태도변화를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sknk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