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광장동 아차산 자락에 위치한 워커힐 호텔은 천혜의 입지여건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는 한강이 흐르고 뒤로는 산이 둘러싸고 있다. 때문에 도심속의 자연친화적 호텔이라는 명성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개관한 지 40년 가까이 지나면서 리모델링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경영진은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도심속 리조트를 구현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세웠다. 우선 기존 호텔 본관을 리모델링 하기로 결정했다. 리모델링 대상은 호텔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주출입구와 각종 영업장이 들어선 1,2층.객실은 제외됐다. SK건설이 시공을 맡아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1월까지 1년3개월 동안 공사가 진행됐다. 기존의 주출입구는 일자형으로 된 단순한 모양이었다. 이를 접시 형태의 우주선 모양으로 바꿔 첨단호텔 이미지로 과감한 변신을 이루기로 했다. 지상 1,2층을 연결하는 계단은 위치를 옮겼다. 고객의 동선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한식당 커피숍 등 1,2층에 자리잡은 영업장은 크기가 재조정됐다. 고객이 많이 찾는 곳은 확장한 반면 덜 찾는 곳은 줄였다. 인터넷카페 같은 최신시설도 들여놓았다. 이번 리모델링 역시 호텔의 영업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숙제였다. 특1급호텔 전면 리모델링의 첫번째 사례여서 더욱 그랬다. 단순히 외장을 교체하거나 인테리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구조체를 변경했다. 철거와 보강작업이 빈번하게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호텔에는 24시간 고객이 드나든다. 소음 먼지가 발생하거나 통행에 불편을 느끼면 호텔 이미지는 실추될 수밖에 없다. SK건설은 고객이 공사가 이루어지는 사실 자체를 모르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가설칸막이 방음벽 등을 돌담 모양으로 만들었다. 시공사 직원이 호텔 고객과 부딪치지 않도록 동선도 철저히 구분했다. 이같은 노력끝에 "공사가 진행중인지 까맣게 몰랐다"는 고객의 칭찬을 들었다. 공기를 최대한 단축하기 위해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패스트 트랙(Fast Track) 방식을 적용했다. 발주처와 시공사간 협의도 공정별·시공단계별로 이뤄졌다. 문순길 SK건설 리모델링 팀장은 "워커힐호텔 공사에 적용된 공사관리기법 공법 등은 호텔 병원 등 영업과 공사를 병행해야 하는 리모델링에서 표준 매뉴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