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가까워 오면서 내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식시장의 에너지가 분출하고 있다. 10조원을 넘은 고객예탁금, 미국증시 안정, 지속되는 외국인 매수 등 증시 주변 여건이 워낙 좋아 미국 테러사태 이후의 랠리가 12월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11월엔 외국인의 힘찬 매수를 바탕으로 작년 9월이후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490∼630선의 박스권을 뚫고 지난달 26일 연중최고치(종가기준)인 674.56을 기록했다.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에 외국인 매도가 겹치면서 조정을 받아 일시적으로 종합주가지수가 630선 밑으로 추락하기도 했지만 11월의 마지막거래일인 30일 640선을 회복해, 증시의 체력이 간단치 않음을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풍부한 유동성에 내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어우러지면서 거래소시장은 680∼700선, 코스닥시장은 75∼77선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시 주변 여건 호조 올들어 6조∼9조원대를 오르내리던 고객예탁금이 지난달 10조원을 넘어섰다. 14개월만의 최고치다. 장기주식저축 가입액도 1조원이 넘었다. 투신사의 주식형 펀드에도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그동안 주시시장을 떠나있던 개인투자자들이 내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하자 더이상 어뭇거리다가는 자칫 `큰 장'을 놓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조바심을 내기시작한 것이다. 미국 테러사태이후 장세판단을 잘못해 줄곧 `팔자'를 지속하면서 큰 손해를 본기관투자가들도 고대하던 큰 폭의 조정이 오지않자 매수의도를 들어내고 있다. 시장참여를 위해 600선이 깨지기를 기대했지만 630선에서 강한 지지력이 형성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1천억원 이상의 대규모 순매도에 나섰던 외국인투자자들도 30일엔800억원대의 순매수를 보여, 매수기조가 꺾이지않았음을 보여줬다. 외국인은 지난달에만 거래소, 코스닥 양 시장에서 1조8천억원을 순매수했다. 미국 증시도 견조하게 흐르고 있다.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정치가 10년만의 최악인 -1.1%로 발표되고 11월 시카고 구매관리지수가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우지수는 상승세로 마감했다. 다음달 11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공개시장시장위원회(FOMC)에서의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상승추세 지속, 700선 공략 관심 대부분 전문가들은 이미 주가가 많이 올랐기때문에 11월과 같은 상승탄력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내년 경기회복에 대한 `부푼 희망'으로 상승세가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주가가 급락하는 가격조정보다는 기간조정을 거치면서 월 중반이후 700선 돌파시도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은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지난달에 비해 약화될 가능성이 있는데다 결산기를 맞아 기관들이 환매물량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고 13일의 더블위칭데이(선물.옵션동시만기일)를 앞두고 8천억원 정도 쌓인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잔고가 부담이다. 그러나 풍부한 증시주변 자금에 내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체력이 한껏 보강된 상태여서 월 후반으로 갈수록 악재가 힘을 쓰지못하는 장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외국인 매수강도 약화 등으로 월 중반까지는 지지부진한 장세가 예상되지만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내년 장세에 대한 기대감으로 유동성 랠리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중엔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이 12월 중순까지는 눈치장세를 보인뒤 각각 680∼700선과 75∼77선 돌파를 시도하면서 연말 유동성 랠리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하는 의견이 많았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고객예탁금이 10조원을 넘는 등 유동성이 워낙풍부한 상황이어서 더블위칭데이의 충격이 해소되는 월 중반이후 상승탄력이 붙으면서 연말께는 700선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주.고배당주.우량 저가주 유망 전문가들은 경기가 회복되는 조짐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기술주보다는 은행주와 증권주, 보험주 등 금융주와 경기방어주가 유망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미국 경제지표가 호전된 것으로 나타날 경우에는 연말과 연초반등에 대비해 IT(정보통신) 관련주를 매수하는 것도 좋은 전략으로 제시됐다. 이와 함께 배당시즌인 연말이 다가옴에 따라 고배당주의 인기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고 지루한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경우 대중주 순환매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 경우 개별종목보다는 업종 대표 우량주의 수익률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또 기관의 '사자' 행진이 본격화하면 중저가 우량 대형주에도 관심을 가져 볼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굿모닝증권은 동원산업, 삼보컴퓨터, 이수화학, 평화산업, 화천기계공업, NSF, 더존디지털웨어, 신세계아이瞞? 코리아나화장품, 핸디소프트 등을 꼽았다. 대우증권은 실적이 우량하면서 보통주와 괴리가 큰 우선주를, SK증권은 은행.증권.건설주.전자화폐주.홈쇼핑주를 각각 투자유망종목으로 추천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기자 chunj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