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집권 민진당이 1일 실시된 입법원(의회) 및 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제1당으로 부상하는 등 정치적 승리를 획득,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이 집권 후반기를 한층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지난해 3월 총통선거에서 반세기만에 정권을 빼앗긴 국민당은 이번 총선에서도 민진당에 10여석 뒤지는 제2당으로 전락, 반세기에 걸친 국민당의 입법원 지배도 종식됐다. 의석 65석의 민진당은 개표가 약 90% 진행된 가운데 225석중 87석을 얻어 20여석 늘어났으며 115석으로 과반수 정당인 국민당은 68석으로 참패했다. 지난해 3월 총통선거 당시 국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한 쑹추위(宋楚瑜) 전 대만성장이 이끄는 친민당(親民黨)은 11석에서 46석으로 대약진, 가장 큰 이변을 연출했다. 반면, 통일을 지지하는 신당(新黨)은 1석에 그쳐 98년 선거에 이어 '거품 정당'신세가 돼 국민당 및 친민당으로의 합병 가능성이 높아졌다.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 측근 인사들이 국민당에서 탈당한 뒤 세운 대만단결연맹(臺團聯)은 30석 목표를 밑도는 12석에 그쳤으나 같은 독립 성향의 민진당이 총선에서 승리함에 따라 합당이나 정책 연합 등을 통한 영향력 행사에 나설 전망이다. 7개시와 18개 현(縣) 단체장 선거에서는 민진당의 장악력이 11개 시.현에서 9개시.현으로 줄어든 반면, 국민당은 7개 지역에서 9개 지역으로 늘어났다. 타이베이시와 남부 가오슝(高雄)시는 예상대로 국민당의 마잉주(馬英九) 후보와 민진당의 셰창팅(謝長廷) 후보(민진당 주석 겸직)가 각각 재선에 성공했다. 대만 정부의 집권 후반기 정국 및 양안관계의 향방을 가늠해주는 대만의 총선 및 자치단체 선거는 이날 오전 8시(한국시간 오전 9시)를 기해 전국 1만3천511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홍콩=연합뉴스) 홍덕화 특파원 duckhwa@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