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주, 황지우, 기형도 등 전후세대 시인 37명의 작품 92편이 최근 미주 문단의 대표 시인 고원 교수에 의해 영어로 번역, 출간돼한국문학의 '세계화'에 일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관광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으로 미국 크로스 컬츄럴 커뮤니케이션출판사에서 출간된 이 영역시집은 '전후해방시선'이라는 소제목과 함께 '다양한 소리(Voices In Diversity, 127쪽)'라는 타이틀이 붙어있다. 본격적인 한글세대 시인들의 작품을 모아 번역한 책으로는 처음인 이번 시집은 현대 한국 문학의 한 흐름을 소개하는 의미가 있다. 1945년 이후 태어난 작가들의 작품 가운데 번역을 고려해 시를 선정했다는 고교수는 "전후세대 작가들의 작품에서는 정치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대한 비평 의식이 하나의 뚜렷한 경향으로 발견되고 있다"며 "다소 거친 듯한 시어들은 해방 이전 세대 문학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표현의 신선함을 맛볼 수 있게 한다"고 밝혔다. 한편 아이오와 대학에서 영문학 석사를 마치고 뉴욕대에서 비교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칼스테이트LA와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UC리버사이드 등에서 강의한 바 있는 고 교수는 지난 70년 '한국현대시선'과 80년 김지하, 고은, 양성우씨의 작품과 자신의 작품을 영역한 '저항시선'을 출간한 바 있다. 저서로는 '이율의 항변' '물너울' '정' '다시 만날 때' '무화과나무의 고백' 등12권의 시집 외에 3권의 번역시집과 영시집, 산문집 '갈매기'와 '노피곰 마리곰' 등이 있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gh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