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초 강보합권에서 관망세를 띠던 환율이 1,266원선까지 오름폭을 확대했다. 시장 여건이 최근의 환율 하락 유도분위기에서 바뀐 데다 일부 은행권에서 연말 충당금을 쌓기 위한 달러 매수세에 나선 것이 상승의 주요인. 금융정책협의회에서 최근 환율 급락에 대한 우려와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표명했지만 시장 반응은 시큰둥하다. 최근의 급락에 대한 경계감과 주식시장의 혼조세 등에 오히려 관심을 두고 있는 상황. 외국인 주식순매수분 공급에 대한 부담을 가진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그동안 급락에 대한 조정 심리가 강해 1,260원 하향 돌파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12분 현재 전날보다 3.70원 오른 1,265.80원이다. 전날보다 0.10원 내린 1,262원에 시작한 환율은 1,261.90원으로 내려섰다가 9시 33분경 1,263원을 기록, 전날 마감가대비 상승세로 전환하고 1,264원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외국인 주식자금이 공급되며 반락, 1,262원선에서 거래되던 환율은 달러매수로 조금씩 레벨을 높여 11시 1분경 1,266.50원까지 오른 뒤 소폭 반락했다. 밤새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국내 시장에 이어 1,260원대로 진입, 1,266/1,267원에 마감한 바 있다. 외환당국의 수급 조절과 안정의지에 맞춰 일부 은행권에서 연말 외화자산 대손충당금 적립을 위한 매수에 나서기도 했다. 업체와 역외세력은 최근 보유물량을 털어내는 움직임을 이날 다소 주춤하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57억원, 125억원의 주식순매수를 기록, 최근의 강한 매수세가 한 풀 꺾인 분위기다. 지난 이틀간 5,000억원에 가까운 외국인 순매수분이 물량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환율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같은 시각 124.30엔으로 오름세다. 시오카와 일본 재무상이 엔 추가 약세에 대한 수용발언으로 장중 124.40엔대까지 올라서기도 했으나 이후 오름폭이 조금 축소됐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은행권 충당금 수요가 타이밍을 맞춰 나오고 있으며 당국에서 일정부분 유도를 했을 것"이라며 "외국인 주식자금이 나올 것이 있으나 일단 기다려보자는 심리가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거래는 일단 1,260원을 뚫기는 어려울 것 같고 추가 매수세도 강하게 들어올 것 같지 않아 고점은 이미 본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