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가입자명과 주민등록번호 좀 가르쳐 주세요" 이달초 10차 동시분양에 나온 강남의 P아파트에 청약한 김명호씨(가명 ·45)는 지난주 들어 서로 다른 중개업자들로부터 이같은 내용의 전화를 7통이나 받았다. 모두 견본주택에서 김씨의 연락처를 받아갔던 떴다방(이동 부동산중개업자)들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당첨자 발표가 나오기 하루전인 21일 당첨자를 확인해 연락해주겠다"며 "로열층의 프리미엄이 3천만원부터 시작될 것 같으며 수요는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프리미엄이 기대되는 강남의 고급 대형아파트가 동시분양에 나오면 떴다방들은 일찌감치 수요자 확보전을 벌인다. 떴다방들은 전용면적 40.9평(분양평형 50평형)초과 대형아파트에 청약한 사람과 웃돈을 주고라도 고급 아파트를 사려는 부유층의 명단을 확보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들은 당첨자 명단이 나오자마자 거래를 성사시켜 2백만∼3백만원 정도의 수수료를 챙기는가 하면 자신들이 직접 분양권을 사들여 웃돈을 더 붙여 되팔기도 한다. 이동중개업자 S모씨는 "강남에서 신규 분양되는 대형아파트 실수요자의 반 정도는 1천5백만원짜리 통장이 없어 청약조차 못한 사람들"이라며 "압구정동 대치동 등 강남권과 분당신도시의 잠재 수요자들이 견본주택에 들러 연락처를 남기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지난 8차 동시분양에 나온 삼성동 아이파크의 경우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었지만 실수요자들이 분양권 매입에 적극 나서 계약 직후 1주일간 총 2백40여건의 손바뀜(명의변경)이 이뤄졌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