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사업이 18일로 3주년을 맞았다. '분단 50년의 장벽을 허문 역사적 대사건' 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시작한금강산 관광사업은 당초의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3년이 지난 현재 현대상선과 현대아산에 엄청난 적자만 남겨준 채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특히 최근들어 북측이 약속한 육로관광실시, 관광특구지정 등이 큰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금강산 관광사업은 좌초위기에 놓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난관에 봉착했다. ▲금강산 관광사업 발자취 = 금강산 뱃길이 처음 열린 것은 지난 98년 11월18일. 현대상선이 말레이시아 스타크루즈사의 고급 유람선인 금강호와 봉래호를 빌려금강호를 동해항에서 출항시킴으로써 역사적인 금강산 관광사업이 시작됐다. 곧이어 봉래호가 취항하고 99년 5월 풍악호, 지난해 10월 쾌속선 설봉호까지 가세함으로써 뱃길을 이용한 금강산 관광은 절정을 맞았다. 그러나 관광객 수가 당초 기대에 크게 못미치면서 금강산 관광사업은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현대상선은 당초 연간 50만명의 관광객을 모집한다는 계획이었으나 3년을 통틀어서도 50만명을 모집하지 못했다. 지난달 말 현재까지 금강산 관광객은 42만3천여명에 불과했다 현대상선은 결국 경영난을 이유로 지난 6월 말 금강산 관광사업에서 전격 철수했으며, 모든 권리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현대아산으로 넘어갔다. 이후 한국관광공사가 새로운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금강산 관광사업은 다소 활기를 되찾는듯 했으나 관광객이 계속 줄어드는데다 육로관광 실시 및 관광특구 지정등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으면서 금강산 관광사업은 또 다시 어려운 국면을 맞았다. ▲막대한 적자만 남긴 금강산 관광사업 = 금강산 관광사업은 사업시행자인 현대상선과 현대아산에 막대한 적자만 안겨줬다. 현대상선은 관광객 부족으로 수지가 맞지 않자 사업시행 2년7개월만인 6월 말 1천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채 금강산 관광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특히 금강산 관광사업을 위해 지난 99년 2월 설립된 현대아산은 현재 자본금 4천500억원을 모두 소진한 채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으며, 지금까지 10월분 대북지불금 44만8천300달러(약 5억7천만원)조차 송금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9월 말 현재 금강산 관광사업으로 인한 손실액은 금융비용과 투자비를 제외하고 약 6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아산은 지금도 월평균 25억원의 영업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강산 관광사업 향후 전망 = 향후 금강산 관광사업의 성패는 육로관광 실시 및 관광특구 지정여부 등에 달려 있다는 것이 관계전문가들의 생각이다. 금강산 관광사업이 수익성을 갖추지 못하는 것은 해상을 통해서만 왕래할 수 있고 관광객이 현지에서 즐길 수 있는 유흥거리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관광공사가 연말까지 지원키로 한 900억원중 미투입된 450억원 조기투입, 수익성 보장을 위한 면세점 및 카지노 조기 승인 등도 금강산 관광사업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화려하게 출발한 금강산 관광사업이 고전하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금강산 관광사업이 다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육로관광 실시, 관광특구 지정 등의 현안이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기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