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한국 창작무용 단체인 '창무회'(이사장 김매자)가 출범 25주년을 기념,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을 꾸민다. 17-18일 오후 7시 30분 문예회관 대극장 무대에는 이 단체의 대표작인 '도르래'(81년작)와 '유리조각'(2001년)이 나란히 오른다. 20년을 사이에 둔 두 작품은 여러 면에서 대조적이다. 창무회 1세대가 공동안무한 '도르래'는 초연 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공연된 이단체의 간판 작품이다. 완성도가 높다는 평이다. 한국 여성의 질긴 모성을 줄거리로 다룬다. 이번 무대는 창무회의 창단 멤버인임학선(성균관대 교수), 윤덕경(서원대 교수), 임현선(대전대 교수)씨와 한명옥(인천시립무용단장), 김선미(창무회 회장) 등 선배들이 출연해 중량감을 더한다. 올 신작 '유리조각'은 반대로 신세대적 감성이 물씬한 작품이다.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라는 점도 그렇지만, 작품 곳곳에서 젊은이 특유의 기발한상상력이 튀어나온다. 예를 들어 인터넷 게임의 캐릭터를 등장시킨다든가, 전쟁놀이를 작품에 접목시키는 식이다. 공동안무자인 최지연과 김지영은 창무회의 3세대들이다. 최지연은 지난해 8월 '몸-신공무도하가'를 통해 발전 가능성을 보여 줬으며, 김지영은 일상의 소품을 소재로 한 재미있는 춤으로 눈길을 모으는 기대주이다. 공연에서는 두 작품 사이에 20분 길이의 영상 다큐멘터리 '창무회 25년의 여정'이 상영돼 76년작 '비단길'에서 2001년작 '심청'에 이르는 한국 창작춤의 개척사를조명한다. 76년 12월 탄생한 창무회는 '동양사상의 예술적 구현'과 '한국적 춤언어 개발'을 모토로 한 국내 첫 창작춤 동인단체였다. 그러나 버선, 비단 한복 따위를 벗어던진 이곳의 파격과 실험은 초창기 '지랄춤'이라는 엄청난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창무회 1세대는 감정표현적인 춤사위나 구성을 중시했으며, 2세대는 다소 괴기스러운 느낌과 엉뚱한 발상을 즐기는 흐름을 형성했다. 창무회는 지금까지 5천550여회의 크고 작은 국내외 공연을 해 왔으며, 특히 매년 개최하는 '창무국제예술제'는 아시아 무용의 최신 조류를 보여 주는 국제 페스티벌로 자리를 잡았다. ☎ 766-5210.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quintet@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