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권위의 모의 주식투자게임인 "2001 한경스타워즈"가 지난 5월7일 개막된 이후 6개월이 지났다. 이 기간중 종합주가지수는 1.5%, 코스닥지수는 무려 16.5%나 하락했지만 참가자중 절반이 플러스 수익률을 내는 등 선전하고 있다. 특히 삼성투신운용 고희탁 펀드매니저는 지수 하락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1백%이상의 누적수익률을 기록하는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또 최근엔 2∼3위자리를 놓고 4명의 참가자들이 혼전을 벌이고 있어 막판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6개월동안 계속된 스타워즈 결과가 시사하는 점은 박스권장세에서는 역시 실적호전주와 기업실적이 우량한 종목을 매수한뒤 장기보유하는 전략이 최고라는 점. 섣부른 단타보다 장기투자가 수익률이 훨씬 뛰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초저금리시대의 주식투자 방법론을 새롭게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 실적호전주가 효자 =올해 증시의 최대 테마는 실적호전주. 한경스타워즈 참가자들 역시 증시 분위기에 맞춰 실적 호전주를 집중적으로 매매했다. 특히 거래소 상장주식에 비해 몸집이 작아 주가탄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코스닥시장의 실적 호전주를 편애했다. 누적수익률(지난 9일 기준)상위 5위내 참가자의 매매종목을 놓고 볼 때 거래대금이 가장 큰 종목은 코텍이었다. 카지노용 모니터 수출 업체로 내년도 EPS(주당순이익) 증가율이 4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 점이 매력 포인트다. 또 휴대폰용 키패드 국내 1위업체로 3.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62%나 급증한 유일전자가 뒤를 이었다. 온라인 게임 업체로 올 예상 매출및 순이익 증가율이 1백%를 상회하는 액토즈소프트, 상반기 기준 ROE(자기자본이익률)가 30%를 웃도는 삼영열기, 코스닥의 황제주 엔씨소프트 등도 참가자의 손을 많이 탄 종목들이다. 특히 이들 종목은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된 종목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지난달 16일까지만 해도 외국인 보유지분이 전혀 없던 유일전자는 외국인 지분율이 9일 현재 9.49%(1백6만주)로 껑충 뛰었다. 액토즈소프트 역시 지난달 18일부터 외국인이 처음으로 사기 시작해 7.62%까지 지분율이 급상승했다. ◇ 단타보다는 장기보유 =하루에도 몇번씩 손바뀜을 해대는 단타보다는 우량 종목을 골라 지긋이 기다리는 '바이 앤드 홀드' 전략을 구사하는 참가자가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가장 좋은 예가 누적수익률 1위인 고희탁 펀드매니저. 고씨가 지난 5월21일 채승배 전 삼성투신운용 펀드매니저의 뒤를 이어 한경스타워즈에 참가한 이후 손을 댄 종목은 단 4개에 불과하다. 5월말 두산중공업 한 종목만을 사 한달 뒤 47%의 높은 수익률을 내고 차익을 실현했다. 이후 삼영열기 휴맥스 엔씨소프트등 코스닥 우량 종목 3개를 9차례에 걸쳐 매입한 뒤 지난 7월24일부터는 일절 매매하지 않고 있다. 이중 휴맥스와 엔씨소프트는 각각 29.95%와 26.98%씩 올랐다. 삼영열기의 상승률도 7%를 웃돌고 있다. 고씨의 매매횟수가 너무 적은 것에 대해 일부 투자자들의 불평도 있지만 고씨의 투자 철학은 분명하다. 투자는 정밀한 분석을 통해 기업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을 골라 목표수익률에 이를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반면 6개월 동안 매매횟수가 1천1백회를 넘는 한 참가자의 경우 40% 이상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해 대조를 보였다. ◇ 스타워즈는 '스타' 등용문 =국내 최고 권위에 걸맞게 한경스타워즈 상위 입상자들은 증권업계에서 높은 몸값을 인정받고 있다. 한경스타워즈 역대 우승자들에게 투신운용사의 스카우트 제의가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투신운용 펀드매니저로 참가해 1회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김영일 씨는 미래에셋투신운용 이사를 거쳐 최근에는 주은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으로 스카우트됐다. 또 99년 대회에서 최고 수익률을 낸 이재현씨도 지난달 대한투신운용 펀드매니저에서 외환코메르쯔투신운용 주식본부장으로 영입됐다. 올해 대회에서 1위를 하다 고희탁 펀드매니저에게 바통을 넘겨준 채승배씨도 삼성투신운용 펀드매니저에서 델타투자자문 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