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은 10일 오후 의장 집무실에서 김수환(金壽煥) 추기경과 만나 사형제도 폐지문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김 추기경은 이 자리에서 "어느 누구도 생명을 박탈할 권리가 없으며, 사형을수단으로 삼아선 안된다"면서 "사형제도가 범죄 예방에서 갖는 효과가 미지수인만큼사형제를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사형폐지특별법 제정에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김 추기경은 또 "죽음의 문화를 생명의 문화로, 원수와 보복의 문화를 사랑과화해의 문화로 바꿔야 한다"면서 "아시아에서 처음 우리나라가 사형제 폐지를 실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의장은 "국제적 추세와 국내 여론의 변화에 따라 사형제 폐지에대한 국민 관심이 높아가고 있고 나도 원칙적으로 찬성"이라며 "정치범이나 사상범에 대한 정치적 악용 가능성을 고려하면 이들에 대한 사형제 폐지는 옳다고 본다"고말했다. 이 의장은 그러나 "흉악범이나 인륜파괴범 등과 같은 범죄자에 대해 범죄 억제력 차원에서 사형제를 존치해야 한다는 국민정서가 높은 것도 사실"이라며 "사형제폐지 문제는 의원들간에 충분한 토론을 거쳐 신중히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