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김수환 추기경은 30일 "지금은 죽음의 문화가 우리를 지배하는 시대"라며 "그 어느 때보다도 인간의 존엄성을 되새겨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추기경은 이날 전북 익산시 원광대 학생회관 대강당에서 학생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삶의 의미'란 주제로 열린 특별강연회를 통해 이같이 말하고 삶의 의미에 대한 깊은 성찰을 촉구했다. 김추기경은 "쓸데없이 보이는 돌멩이 하나에도 우리가 모르는 쓸모가 있다"며 "만약 그 돌멩이에 존재의 의미가 없다면 이 세상 모든 것이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추기경은 이어 "우리나라에서 1년이면 교통사고로 1만3천여명이, 낙태수술로150만명의 태아가 숨져가고 북한에서는 수많은 어린이들이 굶어 죽어가는데도 불구하고 생명의 소중함에 무감각해지는 죽음의 문화가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추기경은 특히 최근 서울 구치소 사형수들과 만남을 소개한 뒤 "인간은 국가의 권력마저도 침해할 수 없는 존엄성을 지닌다"며 현 사형제도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익산=연합뉴스) 전성옥기자 sungo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