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조폭(組暴)'이란 말이 자주 오르내린다. 호텔·극장가는 말할 것도 없고,심지어 정치판에도 등장한다. 골프장도 예외는 아니다. 기자는 지난 추석연휴 때 N골프장에서 조폭 바로 앞조에서 '썰렁한' 플레이를 한 적이 있다. P,S,T,G골프장 등에서는 홀을 가로지르다가,또는 라커룸에서 조폭인 듯한 사람들과 마주친 적이 있다. 주말골퍼들도 한두번쯤 이들과 조우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골프장에서 이런 골퍼들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들 중에는 매너가 일반 골퍼들보다 깨끗한 사람도 많다. 하지만 사소한 일로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 가능하면 쳐다보지도 말고 자신의 플레이에만 열중하는 것이 현명하다. '불가근(不可近)'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어렵사리 부킹해 나섰다가 기분을 잡쳐서는 안되지 않겠는가. ◇조폭인지 어떻게 아는가=우선 옷차림이 독특한 거구의 사람이 눈에 띄면 주의할 만하다. 체격은 보통이더라도 영화 '친구'의 주인공처럼 눈매가 유난히 날카롭거나,동반자들인데도 90도에 가까운 인사를 하며 깍듯한 예를 갖추는 사람들도 보통골퍼들은 아니다. 들려오는 대화내용에서도 단서를 잡을 수 있다. G골프장 캐디는 "어제 병원에 실려갔던 그 XX가 죽어버려 일이 복잡하게 됐다"는 등의 말을 들으면 금세 알아차린다고 한다. ◇조폭이 앞조에서 플레이할 때=뭐니뭐니해도 그들이 '사정거리'에서 완전히 벗어났을 때 샷을 해야 한다. 그린에서 퍼팅하는데 어프로치샷을 하거나,세컨드샷을 준비 중인데 드라이버샷을 날리는 일은 절대 삼가야 한다. 최근 골프장 주변에서 회자되는 '클럽 부러뜨리고 되레 변상 요구하는 조폭' 이야기를 듣지 않은 골퍼들은 없을 것이다. 괜히 말썽을 일으켜 긁어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없다. 그저 느긋하게 그들이 시야에서 벗어난 뒤 플레이하면 된다. ◇조폭이 바로 뒤에서 따라올 때=이 경우 슬로플레이가 문제될 수 있다. 이쪽이 플레이하고 있는데 그들이 친 볼이 날아올 경우라도 가능하면 모른 체 하는 것이 좋다. 그 많은 라운드 중 '오늘같은 날도 있구나'라고 가볍게 생각한 뒤 그 다음부터 플레이를 빨리 하면 되는 것이다. 내기에 열중하느라 플레이가 지연되는 팀일수록 주의해야 할 일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