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올해 말까지 차입이나 채권발행을 통해 미화 17억달러(우리돈 2조2천억원) 규모의 외자를 조달한다. 미국 테러사태 이후 동요됐던 국제금융시장이 최근 안정을 되찾으면서 과거 고금리로 빌린 외화부채를 갚고 수출입기업들에 외화자금을 빌려 주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빛은행은 1억5천만달러의 외화차입에 성공,오는 11월 초 싱가포르에서 서명식을 갖는다고 24일 발표했다. 시장 조달 비용은 LIBOR(런던은행간 금리)에 0.63~0.7%포인트를 더한 수준이다. 만기는 1년과 2년 두 가지로 차입금은 각 7천5백만달러다. 한빛은행은 이 자금을 국내기업에 대한 외화대출 및 수출지원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주택은행도 일본 쓰미토모-미쓰이은행(SMBC) 등 17개 은행으로부터 1억7천만달러를 차입키로 합의하고 오는 29일 홍콩에서 서명식을 가질 예정이다. 차입조건은 1년 만기이고 시장 조달 비용은 리보+0.42% 수준이다. 조흥은 1억달러, 신한이 2억~3억달러, 하나은행이 1억달러, 수출입은행이 2억달러의 외화자금을 빠르면 11월중 들여올 예정이다. 이들 은행도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으로 과거 고금리 외화자금을 갚고 외화대출 및 외화유가증권 매입 등 운전자금으로 활용키로 했다. 산업은행은 연내 5억달러의 글로벌 본드를 발행하고 한미은행도 1억5천만달러의 외화후순위채권을 발행키로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 테러사태 이후 동요했던 국제금융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되고 있다"며 "은행들이 비교적 좋은 조건에서 외화차입을 추진하고 있어 국제신뢰도 향상과 수출입기업 지원 등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외평채 2003년 만기 10년물의 가산금리는 지난 9월10일 0.88%에서 미 테러사태 이후 급등, 9월28일 1.15%까지 올랐다가 다시 떨어져 이달 22일엔 0.73%로 내려갔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