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기가(Giga.10억단위) 비트(GB)급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보다 100∼1천배 이상의 저장 용량을 가진 테라(Tera) 비트급 하드디스크를 대량 생산해 낼 수 있는 획기적 기반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서울대 현택환 교수(37.응용화학부)팀은 17일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내 메모리칩을 구성하는 주요물질인 산화철(Fe₂O₃)나노입자를 2∼20 나노미터(nm) 범위에서균일한 크기의 입자를 한번에 킬로그램(kg) 수준으로 생산해내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1나노미터는 1천분의 1 마이크로미터(㎛) 단위로서, 균일한 크기의 나노 입자를단 한번(one-stop)의 절차에 의해 대량생산해 낸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로, 한교수팀의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세계 권위지인 미국화학회지에 실릴 예정이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라 이르면 5년내에 현재 GB급의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용량보다 최대 1천배 정도 용량이 많은 테라급의 저장매체가 생산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현재까지 나온 최대 용량의 하드디스크는 30GB 수준이다. 현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은 고온 상태의 나노 화합물에서 원하는 크기의 나노 입자를 분리해야 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저온에서 점점 온도를 높여가는 방법을 사용해 원하는 크기의 나노 입자만을 선택적으로 생산, 배열할 수있는 획기적 기술이다. 이 기술은 균일한 나노 자성체를 마이크로 미터(㎛) 수준에서 배열, 테라급 메모리 개발 가능성을 세계 최초로 보여준 지난해 IBM 연구결과보다 한걸음 더 나아간것으로 까다로운 분리공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감, 테라급 메모리 디스크의 대량 생산과 상용화에 보다 한걸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금속산화물 나노입자는 자성체와 고온 초전도체, 형광체, 반도체의 핵심요소인강유전체 등에 쓰이는 주요물질로 앞으로 항암기술 등 생명공학기술 개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교수는 "기술적인 부분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제품으로 생산되기까지는 몇 년의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산화철 뿐 아니라 다른 물질에 대해서도 연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현교수는 두께 2nm의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나노 막대자석을 개발, 지난해 미국화학회지에 연구결과가 실리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