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균 노출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미국에서 15일 4번째 탄저병 감염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독일,프랑스,호주,리투아니아등 세계 각국에서도 탄저균으로 의심되는 흰색가루가 우편물을 통해 배달되는 사례가 속출, 전 세계에 생화학 테러 공포가 증폭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연방수사국(FBI)은 탄저균 우편물 발송을 테러로 규정짓고 탄저병감염 사례와 9.11 테러의 주범으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과의 연계성 여부에 대해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이날 미국에서는 탄저병에 감염돼 치료를 받고 있는 70대 노인에 이어 생후 7개월된 영아가 탄저병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탄저병 환자가 4명으로 늘었다고 미당국이 발표했다. 이 영아는 아버지가 근무하는 뉴욕 ABC방송을 찾았다가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세번째 환자인 에어네스토 블랑코(73)는 첫 사망자가 발생한 타블로이드판 신문사 선지에서 탄저균에 노출돼 분석결과 탄저병 양성반응을 보인 사람이라고 당국은밝혔다. 또 이날 미국 상원의 민주당 지도자인 톰 대슐 의원(사우스 다코타) 앞으로 발송된 한 서한에서도 탄저균이 발견됐으며 균에 노출된 그의 보좌관들이 치료를 받고있다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밝혔다. 독일에서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앞으로 보내진 우편물에 의문의 흰색 가루가발견됐으며 프랑스에서도 우주항공청 사무실과 금융기관, 학교, 세무서 등지에 흰색가루가 든 우편물이 배달돼 긴급 대피 소동이 벌어진 가운데 해당 우편물과 접촉한사람들 모두가 병원에서 탄저균 감염 여부에 대한 진단을 받고 있다.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나에서는 주요 일간지인 레스푸블리카에 배달된 소포에서`지하드(성전)'이라는 글귀와 함께 흰색 가루가 발견돼 직원 50명이 대피했다. 호주에서는 멜버른 주재 미국 영사관과 신문사 사무실, 캔버라의 세무서 청사,타운즈빌 등에서 15일 우편물 속에 담 긴 정체불명의 화학물질이 발견돼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으나 탄저균과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스위스에서도 한 남자가 미국에서 발송된 `의심스러운' 편지 한 통을 받고 예방차원에서 항생제 치료를 받았다. 뉴질랜드와 유고, 체코, 벨기에 등에서도 의문의 백색 가루가 든 의문의 우편물이 배달돼 이 가루에 노출된 사람들이 치료를 받는 등 탄저균 테러공포가 전 세계로산되고 있다. 그러나 흰색가루가 든 우편물 가운데 상당수가 모방 범죄에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중앙우체국에서는 항공우편으로 배달된 편지에서 백색 물질이 나왔으나 이물질이 탄저균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고 보건당국이 밝혔다.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미국내 임신중절 전문의원과 가족계획 관련 시설 등에 110여통의 백색가루 편지가 배달돼 이중 2통에 대한 분석 작업을 실시했으나 탄저균 감염은 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관리들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과거 냉전시대 미국의 생화학 무기 공격에 대비해 개발해놓은 탄저병 백신과 관련 기술을 미국에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유리 셰브첸코 보건장관은 "필요할 경우 미국에 탄저병 백신과 의료진 등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고 "탄저병은 치료될 수 있으나 광범위한 지역에 급속히 퍼질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며 "특히 이로 인해 야기되는 대중 히스테리가 더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미국을 통해 퍼지고 있는 탄저균 감염 사례가 빈 라덴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을 것 같다는 분석이 호주에서 제기돼 주목된다. 캔버라 소재 호주국립대학 테러전문가인 클리브 윌리엄스 교수는 과거 탄저균으로 이익을 챙긴 바 있는 미국내 극우파가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각국 정부와 방역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우편물에 대한 보안검색을강화하는 한편, 국민들에게 의심스런 우편물의 취급요령을 홍보하는 등 대응책에 부심하고 있다. (뉴욕.베를린.모스크바 AFP.AP=연합뉴스) hongtae@yna.co.kr